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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발 없어도 내 삶은 장밋빛”/영 약물 신체기형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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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발 없어도 내 삶은 장밋빛”/영 약물 신체기형 장애인

입력
1997.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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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로… TV연출자로…/성공적 인생 ‘감동 듬뿍’수많은 이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임산부용 진정제 「탈리도마이드」. 올해로 이약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춘지 35년. 독일 그뤼넨탈사가 50년대말부터 60년대초까지 유통시킨 이약을 복용한 임산부는 유산을 하거나 팔 다리가 없는 해표상지증 기형아를 출산했다.

영국에서 임산부의 탈리도마이드 복용으로 인해 장애인이 된 사람은 487명. 이들은 요즘 장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에 진출, 성공적인 삶을 일궈내 일반인들마저 그들의 의지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영국 햄프셔에 사는 화가 톰 엔델(34)도 탈리도마이드 희생자중 한사람. 양팔이 없는 그는 아이 양육에서 그림 그리는 것까지 모든 일을 입과 발로 다한다. 둔한 감각의 발과 입을 이용, 그림 그린지 10여년. 이제는 손으로 그리는 화가 못지않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영국구족화가협회를 결성, 같은 처지의 장애인을 돕고 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두가지가 있어요. 악수를 하는 것과 셔츠의 맨윗단추를 끼우는 것 이두가지 외에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아이에게 수저로 스프를 먹이는 것을 아내보다 더 잘한다고 자랑한다.

팔 뿐만 아니라 다리도 없는 헤더 클라크(35·여)는 영국 요크셔 TV의 간판프로그램인 「투나잇쇼」의 연출자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불구의 몸 그대로를 사랑하기위해 의족과 의수를 거부했다. 신체의 자유가 그립고 생활이 힘들면 고공낙하를 한다는 그는 독립심을 키우기위해 2년간 미국여행에 나섰으며 아버지가 권했던 직장에 입사하지 않았다. 3년간의 미디어 공부를 마치고 방송계에 투신했다.

7년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루이스 메두스(34·여)는 교회 실내장식가로 활동한다. 두팔이 없기에 남편을 포옹해 줄 수없어 이혼했다고 농담을 하는 그는 결코 어린두자녀 앞에서 장애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이지 않았다. 8세난 메두스의 아들이 장애인 어머니라고 놀리는 반친구들에게 『나의 어머니는 너희 어머니가 못하는 휠체어 운전을 잘 한다』고 반박할 정도로 메두스는 어머니로서 직장인으로서 자신있게 살아가고 있다.

이밖에 많은 해표상지증 장애인들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새 삶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는 일반인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픔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말한다. 『신체의 장애속에 묻혀 좌절만 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인생입니다. 그래서 일어서서 일합니다. 그것이 삶이니까』<배국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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