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의 영국 총선에서 또 하나의 의미를 찾는다면 여성들이 대거 의회에 진출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여성의원수는 영국 역사상 최다인 120명. 여성이 63명에 불과했던 지난 의회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685명이 출마해 17.5%의 당선율을 기록했다. 또 이번총선결과 22명의 각료중 5명의 여성이 입각, 영국 사상 최다 여성장관시대를 열었다.「여성정치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 개가를 올리기까지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다. 1890년엔 여성신문의 여기자 줄리아 블레인이 의회기자실에 들어가려다 수위들에게 저지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로부터 107년 후, 최초의 여성의원 낸시 애스토가 웨스트민스터에 입성한 지 78년만에 여성의원은 하원의석의 18.2%를 점령하게 됐다. 여성의원은 대부분 대학을 나온 중산층이며 교육 언론 등 각 분야 전문가 출신으로, 의회의 학력과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한 교수는 『의원의 문화수준에 있어 전후 가장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 갑작스런 여성의원의 증가로 의회는 뜻밖의 피해(?)를 보고있다. 의사당에는 여자화장실이 거의 없는데 그나마 몇 개 있는 것들도 대부분 구석진 곳에 숨어있다. 또 의사당 매점에는 샴페인에서 재떨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갖춰져 있지만 스타킹을 사려면 의사당 밖으로 나가야 한다. 때문에 의회사무국은 이달 말로 예정된 새 의회의 개원전까지 여자화장실을 늘리고 이발소를 미용실로 개조하는 등 준비작업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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