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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에 “유령 외국상표”/국내 시판 10여종 원산지선 생산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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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에 “유령 외국상표”/국내 시판 10여종 원산지선 생산안해

입력
1997.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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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소비·상술 동심 오염피에르가르뎅, 아놀드파마는 유아·아동복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백화점에서는 이 상표를 부착한 유아·아동복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

유아·아동복을 생산하지 않는 외국의 유명 의류상표를 부착한 국산 유아·아동복이 일부 주부들의 허영심을 등에 업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상표사용권에 지출되는 외화만도 연간 1백억원이나 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시판중인 외국 상표 유아·아동복은 1백여종으로 상표사용권을 얻은 40여종중 10여종은 정작 외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제품이다. 「피에르가르뎅」 「아놀드파마」 등은 국산 유아·아동복에 상표를 부착한 경우이고 「파코라반」 「엘르」 등은 국내업체가 「…베이비」 「…뿌뽕」(프랑스어로 「갓난 아이」) 「…쁘띠뜨」(프랑스어로 「작은」) 등의 이름을 붙여 성인복과 구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 상표의 유명세만으로 이들 제품은 백화점에서 매출 5위권내에 들만큼 신장세가 뚜렷하다. H백화점 구매부 고모(35) 대리는 『고객들이 외국 유명상표를 붙인 유아·아동복이 직수입품이든지, 원산지 제품과 차이가 없는 라이선스 제품이라고 생각해 많이 구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패션센터운영팀 염규배 과장은 『외국 유명상표를 부착한 유아·아동복의 90%는 국내 생산품에 로열티를 낸 상표만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유아·아동복 상표사용권에 따른 로열티는 연간 매출액의 4∼5%정도지만 수입업체간 경쟁이 벌어지는 경우 15%까지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수입 또는 외국 상표부착 유아·아동복 연간 매출액이 업체별로 60억∼2백80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연간 1백억원의 로열티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외국상표 선호풍조로 「부르뎅」 「원」 「마마」 등 유명 국산 유아·아동복은 백화점 등에서 밀려나고 있다. 강남 H백화점의 20여개 유아·아동복 코너중 국산품 코너는 2개, L백화점은 40여개중 5, 6개에 불과하다. 부르뎅아동복 송남도(65) 상무는 『5∼6년전부터 백화점에서 국산품이 밀려나기 시작, 지금은 주로 동대문·남대문시장 등에 중·저가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외제선호풍조가 어린이들에게 전염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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