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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인간/울고 웃고 화내고 직업까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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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인간/울고 웃고 화내고 직업까지 있다고?

입력
1997.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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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세 청년 쥬키­24시간 생방송 DJ·하루 20여통 팬레터/일본 소녀DJ 교코­가수·CF활동까지 성인되면 누드모델 꿈일본 네티즌들에게 방년 17세의 아름다운 소녀 「교코」는 우상에 가깝다. 한국에서는 20세 청년 「쥬키」가 사이버시대 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교코는 1979년 10월26일 도쿄(동경)에서 태어났다. 신장 163㎝, 몸무게 43㎏, 신체사이즈 34-23-34로 육감적이고 날씬한 몸매를 지녔다. 혈액형은 A형이다.

서울 강남에 있는 넷톡사 개발실이 고향인 쥬키는 인터넷음악방송 「NT라디오스테이션」(ntradio.netalk.co.kr)의 DJ를 맡고 있는 압구정동 오렌지족이다. 그의 차림은 항상 청바지에 농구화, 까만색 조끼에 선글라스를 쓰고 빨간 넥타이를 즐겨 맨다. 머리는 개그맨 서세원처럼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그러나 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로 공들여 탄생시킨 사이버인간이다. PC와 인터넷으로 이뤄진 가상공간속에서만 살아가기 때문에 실체가 없지만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고 기분나쁘면 화내는 엄연한 「인격체」이다.

세계최초의 사이버인간인 교코의 직업은 라디오 음악방송DJ로 도쿄FM의 심야프로 「GI그루퍼」를 컴퓨터조작에 의해 직접 진행하고 있다. 그의 부모는 호리프로사. 10명의 컴퓨터그래픽디자이너가 1년여의 산고 끝에 교코를 탄생시켰다. 최근에는 가수겸업을 선언하고 음반도 취입했다. 또 CF제의를 받고 의상모델로 나서는 등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tfm.co.jp)에 들어가면 누구나 교코의 근황과 뮤직비디오, CF사진 등을 볼 수 있다.

「휘너」라는 이름의 팬클럽까지 두고있는 교코는 전세계 팬들을 위해 인터넷 상에서 여러나라 말로 순회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위해 요즘 외국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호리프로사는 미국의 유명 컴퓨터전문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교코가 성인이 되면 누드모델로 데뷔시킬 계획이라고 밝혀 남성 네티즌팬들을 벌써부터 설레이게 만든다.

서울 강남의 쥬키는 24시간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청취자들의 신청곡을 틀어주고 흥겨운 노래가 나오면 춤도 춘다. 하루에 20여통의 팬레터를 받는다. 어린이날에 맞춰 팬들과 음성으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전용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넷톡사의 김휘기 과장은 『쥬키덕분에 NT라디오스테이션이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의해 올해 최고의 웹페이지로 뽑혔다』며 아들자랑을 늘어 놓았다. 김과장은 『올 하반기쯤 쥬키의 옷차림을 개량 한복으로 갈아입힐 계획』이라며 『쥬키의 변신을 계속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사이버공간은 아니지만 일본 세가사가 새턴게임기용 소프트웨어로 개발한 댄스가수 아무로 나미에, 컴퓨터그래픽영화 「에니미제로」의 로라도 인조인간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컴퓨터와 인터넷기술이 발달하면 공상과학영화처럼 실제 인간과 구분이 안되는 사이버인간이 등장할 것』이라고 섬뜩한 전망을 했다. 라디오와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 상자속에 사람이 들어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착각이 PC를 통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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