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도 본격적인 컬트의 조짐이 보이는 것인가. 「속임수」라는 테마로 이어지는 「닉스」의류광고가 신세대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태승 트레이딩이 내놓은 캐주얼의류 닉스는 제품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이야기를 광고의 내용으로 이용하거나, 알듯모를듯한 분위기를 풍겨 일부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94년 제품을 내놓으면서 계속 이런 류의 광고를 해온 닉스의 올해 주제는 「속임수」. 연초에 나온 인쇄광고 「물총」편에서는 플라스틱 물총 한 정을 큰 사진으로 보여준다. 그 옆에는 「그때 나는 그랬습니다. 이 총 하나로 충분히 아수라백작을 물리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때 나의 속임수가 그립습니다」는 카피가 붙어 있다. 어느 누가 봐도 이 광고가 의류회사의 이미지광고라고 믿기는 힘들다.
이달 들어서도 닉스는 앞과 뒤의 길이가 다른 신제품 청바지를 내놓고 역시 종잡을 수 없는 카피를 넣었다. 「당신은 이제 이 바지에 속게 됩니다. 닉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언밸런스 피트. 당신의 다리가 기상천외하게 길어집니다. 아름답게 당신은 속게 될 것입니다」.
올해 처음 시도한 닉스의 방송광고는 「기억」을 주제로 하고 있다. 축축하게 젖은 파리의 거리를 닉스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뛰어가고 있다. 좁고 긴 골목 길을 지나다 마주오던 소녀와 부딪치고 바닥에는 은빛 물고기가 떨어져 거칠게 숨을 쉬고 있다. 또 다시 달리는 남자 위로 닉스의 로고가 떠오른다.
의류에 대한 세부묘사가 전혀 없는 이 광고를 두고 PC통신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목표도 없이 「달리는 남자」는 전망없는 미래를 상징한다거나, 열정은 있되 그 정체를 모르는 요즘 젊은이의 내면을 보여준다는 식의 설명이 나온다. 바닥에 떨어져 헐떡이는 물고기는 「죽음」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있다.
태승 트레이딩의 유예리 홍보팀장은 『닉스 광고는 제품보다는 「편안함」이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여피족을 구매 타깃으로 정하고 요리나 과거에 대한 향수 등 그들의 생활과 가까운 소재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광고의 인지도가 대단하다. 광고를 본 젊은이들로부터 엽서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