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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배우러 러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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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 배우러 러서 왔어요”

입력
1997.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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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샤샤·스비에타 서울생활 두달째/“러 바둑인구 10만명… 이창호 큰 인기”쵸르니이(흑), 벨로이(백), 따까밧(공격), 스텐카(세력), 아날리즈(복기)…. 10만 러시아 바둑애호가를 대표해 한국에서 현현의 도를 닦고 있는 첫 러시아 유학생은 18세의 청년 샤샤와 예비숙녀 스비에타. 본명은 알렉산드르 디네쉬타인, 스베틀라나 쉭쉬나. 그들의 기도수업에는 바둑용어를 러시아오와 한국어로 대조해 만든 표가 필수적이다.

서울 서초동 「현현 바둑연구실(사범 임선근 8단, 이홍렬 6단)」 생활 2달째, 태어나고 첫 해외경험이다. 한국바둑 수준으로 「빵빵한」 아마 3, 4단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배우러 온 외국인들과 달리 이들은 한국기원의 초청으로 전문기사의 꿈을 안고 유학왔다. 이들은 천풍조기사회장이 지난해 바둑보급차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한국바둑과 인연을 맺게 됐다.

지난해 러시아바둑협회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 바둑인구는 줄잡아 10만. 특히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의 기력이 매서운 것으로 전해진다. 둘의 출신지가 바로 카잔이다. 1,000여명의 바둑팬이 정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곳 바둑인의 마음은 한국을 향하고 있었다. 그들에겐 전투력 하면 단연 한국바둑이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이창호가 단연 인기다. 그렇게 많은 판을 두고도 한 번도 실 수 않는 것이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사범님이 일일이 복기는 물론 전투의 요령 등을 상세히 보충 지도해주니 고마울 뿐입니다』 샤샤는 97년 국내바둑대회, 러시아아마추어 바둑대회 패권자인 스비에타는 96년 유럽여자대회에서 각각 입상했다. 샤샤는 띄엄띄엄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스비에타는 그러나 질문을 받고는 먼저 수줍게 웃음부터 머금더니 샤샤에게 고향말로 되묻고 답한다. 서구인한테서는 느끼기 어려운 인간미, 특유의 순박함이 피어오른다.

스비에타는 『유창혁이 잘 생겨서 좋다』고 얼굴 붉히며 말한다. 『한국에서의 가장 큰 꿈은 바둑공부 뿐』, 낮지만 단호한 어조로 그들은 말한다. 1년 수업 후 귀국하지만 러시아에는 프로제도가 없으니 바둑으로 생계를 꾸리기는 힘들다. 샤샤는 대학에 진학,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계속 공부할 생각이다.<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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