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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의 놀림 자연과 명상/남천 송수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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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의 놀림 자연과 명상/남천 송수남전

입력
1997.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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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 앞두고 후학들이 전시회 마련 훈훈한 화제/지인 28명이 쓴 남천자료집 ‘우리시대의 수묵인’도 나와80년대 수묵화운동을 통해 한국화의 새 이론을 정립시킨 남천 송수남(59·홍익대 동양화과 교수)씨의 회갑을 앞두고 후학들이 대규모 전시회를 마련하고 자료집을 출간, 화단의 화제가 되고 있다. 명상적 추상화가 주를 이루는 남천의 최근 작품경향을 감상할 수 있는 「붓의 놀림」전은 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토탈미술관(02―379―3994), 전통목기에 풍경을 그려넣은 작품이 선보이는 「자연과 명상」전은 8일부터 24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예나르(02―739―4200)에서 열린다.

근작은 현대인에게 주는 자연의 조화로운 메시지가 특징이다. 수와 묵의 조응은 은은한 번짐과 스며듦으로 나타나는데 작가의 신조인 절제와 내핍의 제어를 받고 있어 여유있고 편안하다. 한 달동안 종이를 찢어 붙이기를 수차례, 마치 구겨진 종이에 묵을 흘려내린듯 입체감이 나는 작품도 선을 보인다. 사물의 형태를 분간할 수 있었던 80년대 작품보다 한결 추상성이 강해졌다. 그런데 작품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한 작가의 말. 『추상은 일일이 해석되는 것이 아니다. 작가도 모른다. 물론 먹 자체의 이해도 어렵다. 동양사상에서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검은 먹은 하늘의 모든 것이라고 말한다. 간결하고 절제되고 내핍된 한국의 정신을 붓놀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복잡한 사회에서 이런 정신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 어렵다. 하지만 그림을 보는 시간만이라도 청정함과 여유로움을 느끼면 그만이다』

「자연과 명상」전에 나온 작품은 지난 10여년간 작가가 취미삼아 목기에 그린 아크릴화. 「해가 들면 이슬이 진다」 등의 선어가 적혀있는 50점의 과반과 목기는 산과 해, 가부좌를 한 인물들이 소재로 청정한 녹색톤이 주조다.

남천자료집 「우리시대의 수묵인 남천」은 현대한국화의 거목인 남천과 한국화와 인연이 있는 지인들이 만든 책이다. 김상철(공평아트센터 관장) 박용숙(동덕여대 회화과 교수) 지엔즈중(관집중·대만작가) 김인경(나인화랑 대표) 박래부(한국일보 논설위원) 신항섭(미술평론가) 오광수(환기미술관장) 이경성(미술평론가) 임연숙(덕원갤러리 큐레이터) 장석원(전남대 미술과 교수) 홍선표(한국미술연구소장) 등 28명의 필자가 참가했고 150명의 후학들이 추렴해 책을 냈다. 사제지간의 인연도 쉽게 끊어지는 각박한 시대에 훈훈한 정이 넘치는 전시이자 책이다.

토탈미술관 개막일인 9일 하오 5시에는 이를 기념한 안숙선 명창의 공연도 열린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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