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야 할까, 웃어야 할까」노동당의 압승으로 끝난 총선 결과를 지켜본 마거릿 대처(71) 전 총리의 심경은 착잡하기만 하다. 그는 총선을 2주일 앞둔 지난달 중순 이미 패색이 짙은 보수당의 지원유세에 뛰어들었지만 「철의 여인」의 노력도 무위로 끝났다.
79년 집권노동당에 대한 「대반란」을 연출하며 등장, 12년간 집권하며 「대처리즘」신화를 창출한 그에게 보수당의 참패는 엄청난 충격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보수당의 패배에도 불구, 그 자신은 이번 총선에서 결코 패하지 않았다. 토니 블레어 노동당수가 내걸었던 소득세 인상 및 재정지출 확대 반대, 대기업 국유화 반대 등 선거공약들은 그의 정책노선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두고 『정략적 변신』이라고 폄하했지만 영국병을 치유해 낸 「대처리즘」의 진가가 다시 확인된 것이다. 이와 관련 국내의 언론은 「이번 총선의 진정한 승리자는 노동당이 아니라 대처 전 총리」라고 평하기도 했다.
블레어 당수는 지난달초 『노동당이 집권하면 대처 전 총리를 주미대사에 임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의 실현여부와 함께 퇴임후 내분과 부패로 지리멸렬한 보수당에 맹공을 퍼부으며 정치활동 재개의욕을 시사하기도 했던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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