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외환은행장 벌써 ‘촉각’/내부발탁 유력속 영입설도 만만찮아장명선 외환은행장이 내달 9일로 만료되는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곧 자진사퇴키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행장은 그동안 한보사태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임기전 사퇴」방침을 여러차례 밝혀왔지만 『임기가 한달 남짓 남았는데 굳이 불명예스럽게 중도퇴진할 필요는 없다』는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장행장은 지난달 30일 한보청문회 증인으로 출석, 『청문회가 끝나는대로 곧 거취문제를 밝히겠다』며 금명간 사퇴입장을 분명히했다.
이에 따라 금융계의 관심은 누가 외환은행의 새 행장이 될지에 쏠리고 있다. 영전의 징검다리이자 높은 국제적 지명도를 보장하는 외환은행장은 시중은행장중에서도 첫 손꼽히는 자리.
후임행장이 내부에서 발탁될 경우 후보는 박준환 조성진 두 전무로 압축된다. 은행감독원이 실시한 한보대출 특별검사에서 조전무는 주의적 경고, 박전무는 한단계 낮은 주의촉구 조치를 받았으나 미미한 수준의 징계여서 행장등극의 결격사유는 되지 못한다. 다만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조전무는 박전무가 행장이 될 경우 연임에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되는 반면 박전무는 임기가 2년 남아있어 조전무가 행장에 오르더라도 여유가 있다.
두 전무는 나이(39년생)도, 본적(서울)도, 출신대학(연세대 상대)도 같다. 임원승진은 박전무가 6개월 정도 빠르지만 전무는 같이 됐다. 박전무는 심사부장 계동지점장 등 국내영업쪽 요직을, 조전무는 뉴욕지점장 국제금융부장 등 해외영업부문 핵심포스트를 두루 거쳐 현재로선 누가 행장이 될지 예측을 불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재형씨이후 한번도 외환은행장을 배출하지 못했던 재정경제원으로선 이번이 모처럼 맞은 기회여서 「외부영입설」이 만만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금융자율화의 흐름으로 보나 금융계 정서로 보나 전반적 분위기는 「내부승진」쪽으로 기울고 있다. 장행장도 「낙하산 인사」를 배격, 후진에게 길을 터주고 물러서겠다는 뜻을 누차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새 외환은행장 선출은 마지막 순간까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며 영입을 위한 「외풍」이 불어올 경우 더욱 혼전양상이 될 전망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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