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12월 총선에서 동포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재선고지를 정복한 정홍식(46·러시아명 유리 미하일로비치 텐) 의원이 30일 지역구인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의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그의 주지사 출마는 유리 노지코프 현 이르쿠츠크 주지사가 7월로 예정된 차기 주지사선거를 수개월 앞두고 전격사임하는 바람에 이뤄졌다. 노지코프 현주지사는 현지 주민의 인기가 높아 이변이 없는 한 재선이 유력시됐는데 지방정부에 대한 모스크바 중앙정부의 정책에 불만을 품고 돌연 사퇴했다.
정의원의 도전이 성공할 경우,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주에 대한 한국기업의 진출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쿠츠크주는 러시아 연방을 구성하는 89개 연방주체 가운데 완전자립이 가능한 10개 지역중 하나로 한국정부와 기업도 이곳의 가스전 개발에 관심을 표명해 왔다.
정의원의 당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그의 지역구는 280만 인구를 가진 이르쿠츠크주의 주도 이르쿠츠크시여서 정의원이 주 전체 유권자들로부터 얼마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또 그의 정치적 후원자였던 이르쿠츠크 시장도 주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두 사람간의 인간적 갈등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의원은 사할린에서 출생한 동포 2세. 사할린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이르쿠츠크로 건너와 광산엔지니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 시장경제의 도입을 계기로 건설업에 뛰어들어 큰 돈을 벌었다. 세르게 사흐라이 전 부총리의 권유로 93년 총선에 출마, 무난히 금배지를 따냈으며 하원 산업·건설·교통 및 에너지 위원회 건설분과위원장을 맡아오다 95년 12월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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