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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융건릉과 용주사(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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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융건릉과 용주사(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입력
1997.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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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푸른 송림,더 짙푸른 정조의 효심/갓 핀 철쭉의 화사함과 은은한 자향나무 꽃내음/인근 수원갈비 유명김순경씨는 경력 20년의 여행전문가로 전국 각지의 볼거리와 먹거리를 애정 어린 눈으로 기록해왔다. 저서로 「아름다운 그곳 언제 가면 딱 좋은가」가 있으며 현재 「한겨레 21」 등에 여행기를 연재 중이다.

조선의 22대 왕 정조는 효심이 각별했던 임금이다. 왕위에 있는 동안 보여준 지극한 효심은 백성에게까지 추앙을 받았다. 그는 비명에 숨져간 부친 사도세자의 묘를 옮겨 묘호를 바로 세우는 등 선친의 원혼을 위무하는 한편 1년에도 수 차례 능참배길에 나섰고 가식없는 효심으로 백성을 감복시켰다. 백성들은 스스로 재를 모아다 능 안의 송림과 잔디밭에 뿌려주는 등 각별하게 돌보아주었고 지금까지 능 주변의 수림과 잔디는 한 눈에 구별되리만큼 무성하다.

정조는 사후에도 부친의 능침이 있는 지금의 화성군 화산 기슭에 묻혔다. 수원시 교외 약 8㎞쯤에 자리잡은 융건릉이 바로 부친 사도세자 장조의 능인 융릉과 정조대왕의 능인 건릉이다. 융릉은 화산의 서남쪽, 건릉은 서북쪽 기슭에 들어있어 모두 서향이다. 그래서 해질녘의 분위기가 더욱 그윽하고 깊은 느낌을 안겨준다. 신록이 무르익는 5월의 능 주변은 하늘을 가린 짙은 송림과 상수리나무 숲이 만들어내는 싱그러운 숲 공기로 청량하기 그지없다. 막 피어난 철쭉의 화사함과 자향나무 꽃내음이 은은하게 깃들여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다.

두 능을 다 돌아보는 데는 숲속 오솔길로 족히 1시간은 걸린다. 초여름 햇살과 파랗게 돋아난 부드러운 잔디밭에 아이들과 함께 어울린 가족들의 모습에서도 대왕의 효심과 가족사랑의 정이 배어나는 듯해 느낌이 남다르다.

융건릉과 함께 들러 보아야 할 곳으로 기복사인 용주사를 빼놓을 수 없다. 정조는 능에서 1.5㎞인 용주사를 증축할 때 부모은중경을 목판에 새겨 보존하도록 명을 내리고 당대 제일의 화가 김홍도에게 맡겨 아름답게 꾸미도록 했다. 50여 목판과 함께 대웅전 옆 잔디밭에는 10개항에 이르는 부모은중경을 새긴 탑비가 우뚝 서있다.

대웅전 후불탱화는 김홍도의 지휘로 그려진 걸작이고 정조대왕이 심었다는 대웅전 앞 화양목은 수령이 무려 200년이 넘는 천연기념물 제264호다. 범종각의 동종도 상원사 동종, 국립경주박물관의 에밀레종 등과 더불어 손꼽히는 걸작이고 역시 국보 제120호다.

▷가는 방법◁

융건릉은 서울은 물론 인천과 안산 등 경인지역에서도 출입이 매우 편하다. 신갈 안산 인천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강원지역에서도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북수원 IC까지 이어주면 한 길로 용주사 입구인 병점삼거리까지 쉽게 연결된다. 이 길을 이용하면 강원 원주권에서도 하루 나들이로 엮는데 무리가 없다. 서울의 경우 신갈 IC에서 수원 시내로 진입, 동수원 사거리에서 좌회전 해 계속 직진하다 7.8㎞ 지점인 병점주유소 앞 병점삼거리에서 도로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된다. 또 북수원 IC에서 내려서면 수원공설운동장 앞 동수원사거리를 거쳐 곧바로 내려가면 된다. 그런데 최근 병점삼거리에서 철로를 넘는 육교의 확장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왼쪽 지도에 표시된 옛 길을 잘 확인하고 진입해야 불편없이 접근할 수 있다.

▷먹을거리◁

수원은 예로부터 한우갈비로 이름난 고장이다. 그래서 「수원 갈비」라는 고유한 이름까지 붙어있다. 수원갈비는 우선 다른 고장에 비해 큼직하고 푸짐하다. 그래서 수원갈비는 한 대가 한 뼘은 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또 양념갈비가 주축을 이루기 때문에 양념을 제대로 해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보통 2대가 1인분이다.

용주사 주차장에는 깔끔한 2층 식당이 문을 열었다. 아래층은 커피숍을 겸하고 2층은 갈비와 냉면을 전문으로 하는데 송산면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다 이사온 집이어서 옥호가 송산가든(0331―32―4755)이다. 40대 부부가 직접 조리를 하는데 우선은 수원 시내 유명 갈비집들처럼 붐비지 않을 뿐더러 음식이 깔끔하고 소박한 인심이 얹힌 분위기여서 믿고 먹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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