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후보 등록후 합종연횡 이뤄질 것/민주계에도 의견 통하는 분 있어/‘대쪽’‘법대로’ 별명 좋다고 생각□대담:조명구 정치부 차장
―14대 대선자금문제가 정국현안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선자금내역을 알고 있습니까.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대선때 자금운용에 직접 관여했던 분들도 전체 내역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일단 상황을 지켜봅시다』
―대선자금 공개를 추진할 생각은 있습니까.
『우선 사실관계를 파악해야지요』
―대선자금 시비의 재발을 막기위한 복안을 갖고 있습니까.
『그래서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작업을 시작한 것 아닙니까. 현재의 대선자금논란도 결국은 고비용 구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음 선거때도 이 문제가 족쇄가 될 것입니다』
―당내에서 경선의 공정성확보를 위해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습니다.
『제가 당대표를 맡은 지 2개월도 채 되지않았는데 벌써 사퇴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당의 안정과 단합을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않습니다. 현재로선 대표직 사퇴여부에 대한 검토를 하고있지 않습니다』
―전당대회시기는 언제쯤이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전당대회시기를 언제로 잡느냐는 것은 개인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야당이 5, 6월에 전당대회를 마치고 대선정국에 돌입하는데 여당은 소모전만 벌이는 것은 정국에도 바람직하지 않고 본선에서 여권의 힘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누가 후보가 되든 전당대회가 너무 늦춰지면 당을 위해 좋지않습니다』
―대선후보에 대한 「사상검증」요구가 제기됐는데요.
『국정을 담당할 모든 사람은 모든 면에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원론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나는 대선후보에 대한 다각적 검증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확한 사실을 토대로 하지않은 문제제기는 상대방을 음해하는 구태정치의 행태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후보경선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엄정중립을 지키겠다고 했는데요.
『대통령의 엄정 중립선언은 경선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지의 표명으로 봅니다. 김대통령은 이미 지난 2·25특별담화에서 당원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의 경선구도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습니까.
『대표취임후 경선문제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당의 결속과 단합, 흩어진 민심수습에 역점을 두고 활동했습니다』
―다른 후보측과 합종연횡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후보등록이 끝난 후 경선구도가 구체화하면 후보들간 여러가지 형태의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겠습니까』
―당내 민주계의 상당수 인사가 「반이회창 정서」를 보이고 있는데요.
『전부가 그렇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민주계에도 훌륭한 분이 많고 저와 견해를 같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민주계는 김대통령과 함께 민주화를 앞당기고 문민정부를 창출해낸 세력입니다. 저는 당대표로서 당내 어떤 사람들과도 합심해 어려운 국면을 극복해 나갈 것입니다』
―한보사태를 정치적으로 어떻게 수습할 생각입니까.
『한보사태는 검찰수사종료와 함께 정치적으로도 조속히 매듭지어져야 합니다. 이번 사태는 정치권에 적지않은 타격을 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론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정치권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반성과 자각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제는 이를 귀중한 교훈으로 삼아 새로운 정치, 깨끗한 정치를 창출하기 위해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해야 합니다』
―이른바 「정태수 리스트」에 포함된 의원들의 거취문제는 어떻게 해야 좋다고 생각합니까.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그 리스트에 관련된 의원들이라고 해서 모두 도매금으로 매도돼서는 안될 것입니다』
―「대쪽」 「법대로」의 이미지를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래 대쪽이라는 말은 소신과 원칙을 중시하는 뜻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압니다. 소신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추구하고 선진국으로 가는 필수조건으로 법치주의를 주장해왔기 때문에 그런 의미로 「대쪽」 「법대로」의 별명이 붙은 것이라면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대표의 지지도가 다소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는데요.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을 알게되는 것이지만 이는 매우 가변적인 것입니다. 변하는 여론을 쫓아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국민의사를 존중하고 그 뜻을 모아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정리=유성식 기자>정리=유성식>
◎여론조사 지지도 추이/대표취임후 상승세/최근엔 다소 주춤
이회창 대표에 대한 여론의 지지도는 비교대상이 당내 경선후보냐, 또는 여야 대권주자들이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당내 후보들사이에서는 대표임명 전·후가 다르다. 3월13일 대표취임전에는 박찬종 고문에게 뒤져있었다. 한 주간지 1월9일 조사에서 이대표는 22.3%, 박고문은 40.0%를 각각 얻었다. 한길리서치의 1월14일 조사에서도 박고문이 23.2%, 이대표가 11.2%였다. 그러나 대표취임후에는 상황이 달라져 3월20일 갤럽조사결과 이대표가 25.3%로 25.2%의 박고문을 0.1%차로 제쳤다. 현대리서치의 4월1일 조사에서도 이대표가 33.8%, 박고문이 30.4%였다. 이대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한보사태 등의 영향으로 정국이 불안정해지자 지지도도 더이상 오르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는 형국이다.
여야 대선주자를 모두 합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대표와 박고문의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이다. 3월22일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박고문이 16.6%를 얻었지만 이대표는 12.9%였고, 4월10일 한 월간지 조사에서도 박고문이 25.1%, 이대표가 17.9%였다. 반면 4월1일 한 주간지가 조사한 결과로는 이대표가 20.5%로 19.5%를 얻은 박고문을 눌렀다. 이처럼 비교대상에 따라 지지율이 다른 이유는 이대표의 지역기반(충청권)이 김종필 자민련총재와 겹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지원세력과 지지인맥/서울법대 학맥 등 사조직 광범위
「이회창사단」은 당대표 및 의원 보좌팀 등의 공조직과 사조직으로 크게 나뉜다. 공조직은 하순봉 비서실장과 고흥길 특보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진경탁 특보, 장다사로보좌역도 측근보좌팀이다. 의원후원회에는 정재석(회장) 전 경제부총리 등 전직 고위공직자, 법조계인사 등 8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대표 인맥중 중요한 부분은 그가 직·간접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외곽 사조직들. 경기고, 서울법대 학맥으로 광범위하게 짜여져 있다. 이중 이마빌딩에 있는 기획팀이 핵심이다. 황영하 전 총무처장관이 살림살이를 주관하고 있고, 유경현 전 의원, 안동일·진영 변호사, 이흥주 전 총리비서실장, 황우려 의원, 방석현 서울대 교수가 주축이다. 이 전실장이 이사장인 「한국사회연구원」, 진변호사와 허경회씨가 이끄는 「21세기 교육문화연구소」 등은 이대표에게 정책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이재훈 변호사가 주도하고 있는 「한국청년포럼」과 이수광 회계사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새미준)도 지지세력으로 꼽힌다. 원내에선 서상목 백남치 변정일 김영일 의원 등 10여명이 드러난 지지자들이다.<신효섭 기자>신효섭>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민주화 획 그은 전환점
▷문민정부 평가◁
문민정부의 출범은 민주화의 획을 그을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다. 개혁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보완하면 앞으로 우리사회를 더욱 성숙하고 안정되게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다.
○권력 민심 위해 쓰여져야
▷정치철학◁
정치는 권력을 어떻게 만들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권력은 민심에서 나온다. 그런 만큼 권력은 민심을 잘 헤아려 민심을 위해 바르게 쓰여져야 한다. 나는 이제 우리도 이런 민주정치의 꽃을 피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깨끗하고 활력있는 경제
▷경제관◁
최근들어 글로벌화와 경쟁의 격화로 경제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정보화와 세계화의 진행으로 국경의 개념이 점차 약화함에 따라 앞으로는 시장원리에 얼마나 충실하느냐가 한 나라의 경쟁우위를 좌우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첫째 시장원리에 기반한 「활력있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경제의 활력은 민간의 창의와 자율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정부는 조정·심판의 역할을 맡는 자율경제의 바탕에서만 우러나온다. 둘째 「열린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개방화, 세계화의 물결, 정보화의 물결은 무한경쟁시대의 전개와 함께 지구촌의 일원이 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셋째 「깨끗한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경쟁이 공정해야 하며 부패나 왜곡이 없어야 한다.
○안보태세후 교류 확대를
▷통일관◁
현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자세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그것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일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전쟁억지력을 갖춰야 한다. 다음으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기반으로 장기적 시각에서 꾸준히 교류와 접촉을 확대, 한반도 긴장완화와 북한체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주변국가들이 통일을 긍정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대통령 의지에 달렸다
▷전·노씨 사면◁
원칙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진 만큼 그것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므로 전적으로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유성식 기자>유성식>
◎이회창은 이런 사람
◇출생:1935년 6월2일 황해도 서흥 출생(62세)
◇가족관계:부인 한인옥(58)씨와 2남1녀
◇학력:광주 서석초등학교, 경기중·고, 서울대 법대, 미 하바드대 수학.
◇경력:대법관, 중앙선관위원장, 감사원장, 국무총리, 신한국당 선대위 의장
◇키와 몸무게:163㎝, 61㎏
◇취미:등산, 골프
◇기호:주량 맥주 1병, 담배 안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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