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업체 4배이상 첨단업종 등 새로 탄생「불황속 창업」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재벌그룹을 포함, 업계 전반에 무차별적 부도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에도 쓰러지는 업체보다 4배가 넘는 기업이 새로 탄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중 어음부도율동향」에 따르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수원 등 전국 7대 도시의 3월중 부도법인수는 450개로 전달보다 63개 늘어났다. 반면 신설법인수는 2,014개로 2월보다 384개나 불어났다. 이에 따라 부도업체수에 대한 신설법인수의 배율도 2월 4.2(신설법인수가 부도업체수의 4.2배라는 뜻)에서 3월엔 4.5로 상승했다.
새로 설립되는 업체는 제조업보다는 유통·서비스업과 정보통신 컴퓨터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산업에 집중되고 있다. 투입비용은 높은 반면 투자회수기간은 길어 수익이 떨어지는 전통적 제조업 보다는 ▲창업이 용이하고 ▲금융비용이나 인건비 토지확보 등 투입비용이 적으면서도 ▲단기간내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첨단업종에 창업열기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설법인의 상당수가 소규모 서비스업종임을 감안할 때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의 자영업 창업바람도 이같은 「불황속 창업」흐름에 한 몫을 하고있는 것으로 풀이 된다.
쓰러지는 업체도 많고 새로 생겨나는 업체도 많은 것은 진입퇴출이 그만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한보 삼미 등 대기업도산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불황기를 맞아 재무구조악화 및 한계업종 등 부실기업이 정리되고 새로운 업종을 중심으로 창업바람이 활발해지는, 본격적인 산업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쓰러지는 기업은 제조업인데 신설업체는 계속 비제조업에만 몰릴 경우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공동화」를 야기할수도 있어 산업구조조정의 방향이 반드시 옳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한보 삼미 등 대기업 도산사태의 파장이 전 업계에 파장되면서 3월중 전국에선 하루 평균 50.7개(은행영업일수 기준)의 업체가 부도를 내고 쓰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1·4분기중 부도총액은 4조9,207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 「5조원」돌파를 눈앞에 뒀고 어음부도율(1·4분기 0.23%, 3월 0.24%)도 15년만에 최고수준을 이어갔다. 특히 지방은 어음부도율이 0.56%까지 치솟아 불황의 한파가 훨씬 심각함을 드러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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