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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네시아 축<Chuuk>/황홀한 수중세계 ‘다이버들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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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네시아 축/황홀한 수중세계 ‘다이버들 천국’

입력
1997.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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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신비 간직한 산호초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침몰 군함들/형형색색 그 사이사이로 열대어와 수중발레를 즐긴다태평양의 진주 축(Chuuk). 일명 트럭(Truk)으로도 불리는 마이크로네시아연방의 축주는 다이버들의 낙원이다. 남국의 강렬한 태양, 눈이 시리도록 깨끗한 쪽빛바다, 환상의 산호초와 형형색색의 어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선박의 잔해가 다이버들을 유혹한다. 특히 난파선(wreck)다이빙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2차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태평양함대 기지가 있었던 이 섬은 1944년 미군의 대공습으로 일본함정 60여척과 항공기 250여대가 인근해에 수장되었다. 크고 작은 난파선들의 보존상태가 좋은데다 바닷속 시야가 넓고 파도나 조류의 변화가 거의 없어 난파선다이빙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쪽빛 바다의 유혹을 도저히 떨칠 수가 없다. 여장을 풀기가 무섭게 다이빙장비를 갖추고 수중탐험에 나선다. 한동안 헤엄쳐 나가니 난파선이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는 듯하다. 폭격맞아 뚫린 구멍을 통해 배안으로 들어가니 선실과 기관실식당 등이 나타나고 사방에 흩어진 각종 그릇과 포탄 등 침몰 당시의 배안의 집기와 무기들이 세월의 이끼를 안은채 잠들어 있다. 가히 수중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해저에 잠든지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말해주듯 해양생물로 뒤덮인 난파선의 외벽은 화려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축은 225㎞에 달하는 대보초(Barrier Reef)지대로 둘러싸여 있어 산호초다이빙에도 최적이다. 연인 또는 부부끼리 만의 호젓한 낭만을 즐기고 싶으면 모엔(Moen)섬에서 뱃길로 30여분 거리인 무인도를 찾아라. 로빈슨 크루소의 고독함과 외로움이 아니라 평생의 추억거리를 만들 수 있다. 태고의 신비를 거의 고스란히 간직한 이 곳은 야자수 등 열대우림이 우거져 있다. 해변에는 산호가루로 형성된 새하얀 모래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바닷물은 육안으로 수심 20여m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맑다. 얕은 바다에도 산호숲이 형성돼 있어 마스크와 스노클만으로 누구나 열대어와 산호의 황홀한 수중세계를 맛볼 수 있다. 수심이 더 깊은 곳으로 나가면 산호층과 퓨질리어 고기떼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운이 좋으면 대형가오리나 상어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 곳 상어는 사람을 해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다이버가 아닌 초보자도 간단한 설명을 듣고나면 공기통 등 장비를 갖추고 수심 15m이내의 바닷속을 한가롭게 유영하는 고기떼들과 몸짓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체험다이빙도 가능하다. 다이빙 경력 13년의 가이드 이진영(37)씨는 『여기는 다른 곳과 달리 사람의 손 때가 묻지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가족 또는 연인끼리 즐기는 해수욕, 섬탐험, 야자열매따기, 바베큐요리, 조개채취 등의 낭만을 어디에 비할 수 있을까. 낚시광들은 참치 등 대형어종과 씨름하는 파이팅도 만끽할 수 있다.

축은 스페인, 일본, 미국의 지배를 차례로 받았지만 개발의 모습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특히 모계중심사회로 장녀가 재산을 상속하며 뚱뚱한 여인이 미인으로 사랑을 받는다. 원주민들은 욕심이 없으며 언제나 외국인에게 호의를 갖고 반갑게 맞이한다. 이 섬은 일제에 의해 징집된 한국인 노무자 3,000여명이 희생된 한이 서린 땅이기도 하다.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비가 건립돼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섬을 여행하다 보면 그들에 의해 만들어진 등대 등과 한국인 2, 3세를 만날 수 있다.<축=김병모 기자>

◎스노클링/수영실력 관계없이 누구나 바닷속 비경 만끽

축에서도 괌, 사이판, 하와이처럼 「스노클링(snorkeling)」을 즐길 수 있다. 해양레저의 일종인 스노클링을 익히면 누구나 수중관광이나 산책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바닷속 비경의 탐험이 가능하다. 물밑 잠수를 위주로 하는 스킨다이빙이나 스쿠버다이빙처럼 공기통, 잠수복 등 장비가 필요하지도 않고 아침에 배워 점심때 즐길 수 있는 쉬운 레저가 바로 스노클링이다.

기본장비는 오리발과 물안경, 스노클이라 불리는 숨대롱, 그리고 초등학생 수준의 체력. 수영실력이 있다면 금상첨화지만 일단 오리발을 끼면 자연스레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생기기 때문에 수영을 못한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숨대롱은 굵기 20㎜내외, 길이 30∼35㎝ 정도의 가늘고 긴 관으로 입물개가 끝에 달려 있으므로 이를 입에 물고 숨을 쉬면 된다. 파도가 심할 경우 대롱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당황하지 말고 가볍게 훅 불어서 물을 빼주면 된다. 오리발은 무거운 것이 추진력이 좋지만 초심자나 여성의 경우 지나치게 무거운 것은 오히려 발놀림에 부담을 준다. 물안경까지 3종류를 갖추려면 국산은 5만원 미만, 외제는 10만원 정도.

물속에서는 손을 편안히 허리에 붙이고 다리를 죽 펴고 오리발을 차듯이 부드럽게 앞으로 밀고 나가면 된다. 수중 2m 정도, 한번에 30∼50초 정도 잠수하는 것이 안전하며 초심자의 경우 행동반경은 5m를 넘지않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박은주 기자>

◎여행 길잡이/쾌적한 해양성 열대기후/괌에서 1시간 30분 거리

마이크로네시아 연방(FSM:Federated States of Micronesia)은 얍, 축, 폰페이, 코스레 등 4개 주로 구성돼 있는 대통령중심제 국가이다. 우리나라와는 91년 수교를 했지만 교류는 많지 않다. 다만 인근 남태평양에서는 한국어선의 원양어업이 활발하다.

축주는 괌에서 남동쪽으로 약 1,000㎞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11개의 화산섬과 14개의 환초섬 및 290여개의 부속섬으로 이뤄져 있다. 모엔섬에는 약 1만2,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해양성 열대기후로 연중 상하의 날씨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어 언제나 쾌적하다. 맑은 한낮에는 스콜(소나기)이 내려 더위를 식혀준다.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빠르며 화폐는 달러가 통용된다.

괌에서 항공기로 1시간30분 걸리며 컨티넨탈 마이크로네시아항공이 주 7회 운항한다. 모엔섬에는 몇 개의 호텔이 있으나 컨티넨탈을 제외하고는 수준 이하. 다행히 한국인이 운영하는 축 퍼시픽 리조트(C.P.R:Chuuk Pacific Resort·사장 최면식)는 21개의 객실과 훌륭한 다이빙시설을 갖추고 있어 숙식과 다이빙을 매우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문의(02)213―2374. 국내에서는 헐리우드여행사에서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문의(02)3452―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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