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리전 대신 언론플레이” 빈축영장실질심사제를 둘러 싼 법원과 검찰간의 마찰이 마침내 전면전으로 확전됐다. 그러나 양측은 공개적인 법리논쟁 대신 언론플레이를 통한 상호비방으로 맞서 흡사 정치판의 흑색선전전을 방불케 한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싸움의 단초는 법원측에서 먼저 제공했다. 대법원 공보관 성낙송 부장판사가 29일 「TO DEAR JUST ICE LOVER」(정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라는 서신형식의 글을 기자실에 돌린 것. 성판사는 이 글에서 사견임을 전제, 『(검찰이) 사안의 전체적인 모습을 가린채 일면만을 부각시킨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JUSTICE LO VER(기자)들의 눈을 흐리게 하는 언론플레이는 훗날 역사의 심판을 받으리라 믿는다』며 맹공격했다. 성판사는 또 『새로운 제도(영장실질심사제)를 시행할때 사소한 시행착오는 당연한 것』이라며 『판사들이 확고한 소명의식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으니 미래지향적인 보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30일 대검 공보관 박정규 부장검사는 작성자를 밝히지 않은 반박문을 기자실에 배포, 법원측의 「도발」에 응수했다. 검찰은 이 글에서 『우리나라는 전체 뺑소니사범의 9.6%만 구속되는 뺑소니 사범의 천국이 되고 있다』며 『4명이 여고생 2명을 윤간한 사건의 영장까지 기각하는 등 법원이 (영장실질심사제 이후) 중대한 위해사범의 영장을 기각한 것이 한두건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검찰은 또 『법원은 형식적인 피의자 심문율과 영장기각률만을 중시, 기각률을 높이라고 독려하고 있다』며 『법원은 (검찰을) 비난하기 앞서 스스로 개선하는 노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법조계 인사들은 『판결과 수사결과만으로 말한다는 판사와 검사들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상호비방하는 모습은 보기 민망하다』며 『조속한 제도정착을 위해서도 양측이 공개적인 논의를 통해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현상엽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