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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입력
1997.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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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스 질환/발병 1년내 관절 망가져/조기 약물·물리치료해야/많이 손상됐을땐 인공관절 수술/어린이환자 투약,성장 늦출수도류머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의 염증으로 인해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관절이 파괴돼 기능장애를 초래하는 대표적인 류머티스 질환이다. 조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신체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최근 의학의 발전과 함께 류머티스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국내에서도 선진국 못지않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과거에는 발병 초기 소염진통제를 투여하거나 물리치료를 하다가 반응이 좋지 않을 경우에만 본격적인 류머티스 약물을 사용했다.

그러나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는 대부분 1년내에 관절이 많이 망가지므로 최근에는 진단이 내려지는 순간부터 적극적으로 류머티스 약물을 쓰는 경향이 있다. 주로 항생제나 항암제처럼 2∼3가지 약물을 같이 사용하는 병행요법이 이용된다.

약물 외의 치료법으로는 물리치료와 수술치료가 있다. 물리치료는 열이나 차가운 바람 등을 이용, 관절의 염증을 감소시키고 통증을 가라앉히며 관절의 강직을 누그러뜨리는 방법이다. 수술치료는 비교적 발병 초기에 실시하는 활막제거술과 관절이 많이 손상됐을 때 인공관절로 대체해 주는 관절전치환술 등이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어린이에게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병의 경과나 합병증, 치료법 등은 성인과 많은 차이가 있다. 어린이는 성인과 달리 통증을 많이 호소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린이 환자를 대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정신적인 보살핌에 유의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제 항류머티스제가 사용되며, 심하면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린이는 성장을 계속하고 있으므로 가능하면 성장이 멈출 때까지 수술을 늦추는 게 원칙이다. 어린이 환자는 질병자체 뿐아니라 사용약물에 의해서도 성장이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관절염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서 성장장애가 오지 않도록 관련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게 중요하다.

일반인들이 흔히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혼동하는 비염증성 류머티스 질환이 섬유조직염이다. 병명끝에 「염」자가 있어 어딘가에 염증을 동반한 것으로 알기 쉬우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 질환은 류머티스 관절염처럼 관절의 변형이나 불구를 초래하지 않는다. 치료법에는 약물요법 심리요법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이 있다.

섬유조직염 환자는 전신의 통증과 수면장애를 동반하므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진통제 등의 약물요법이 필요하다. 또 두통 과민성대장증상 생리불순 등에 대한 대증치료도 요구된다.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하므로 정신적 갈등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수영 자전거타기 걷기 등의 운동을 점차 양을 늘리면서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김성윤 한양대 의대 교수·한양대의료원 류머티스병원장>

◎20대 여성 ‘루퍼스’/원인불명 전신 류머티스/호전·악화 반복… 햇빛노출 삼가야

루퍼스(Lupus·홍반성 낭창)는 원인 불명의 전신성 염증성 류머티스 질환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적인 임상경과를 보인다. 「천의 얼굴을 가진 병」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며, 반흔이 늑대에 물린 자국과 비슷해 「루퍼스」라는 병명을 얻었다. 정확한 국내 유병률은 조사된 게 없으나 8대 1로 여성, 특히 결혼을 앞둔 2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외국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4∼250명이 환자로 알려져 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분명치 않으나 유전이나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루퍼스 환자가 장시간 햇빛을 쬐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개 감기와 같은 전염성 질병에 걸리면서 병세가 악화한다. 환자들이 처음 느끼는 증상은 전신의 권태감과 피로감이며, 발열과 함께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 류머티스 관절염처럼 손과 발의 작은 관절이 쑤시다가 점차 관절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밖에 다양한 장기에 들어가 탈모증 구강궤양 피부발진 늑막염 신장염 등을 일으키며, 뇌에 침범하면 정신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루퍼스는 환자마다 증상이 다양하므로 개개인에게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햇빛(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루퍼스가 악화하므로 가능하면 노출을 삼가되, 불가피한 경우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도록 한다. 질병의 활동성이 높을 때 임신을 하면 증상이 더 나빠질 수 있으므로 가임기 여성은 치료를 통해 활동성을 조절한 뒤 임신하는 게 바람직하다. 과로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것도 이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피부발진 관절염 등 가벼운 증상이면 항말라리아제나 진통소염제 만으로도 치료가 잘 된다. 그러나 신장염이나 뇌졸중 등 중증인 경우에는 고용량의 부신피질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등으로 치료하며, 혈장교환술과 면역억제요법을 함께 시행할 수도 있다. 50년대에는 루퍼스 환자의 5년 생존율이 50%에 불과했으나 90년대 들어 10년 생존율이 90%정도로 향상됐다.<송관규 고대 의대 교수·안암병원 류머티스내과 과장>

◎퇴행성 관절염/물렁뼈 노화로 붓고 통증/수영·체조 등 체중 안싣는 운동 효과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 물렁뼈의 노화로 생기는 질환으로 「골관절염」이라고도 한다. 나이가 들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누구나 관절염을 앓기 마련이다. 따라서 관절염은 고령화 사회를 맞아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년기 초기에는 남·녀의 발생빈도에 차이가 없으나 나이들수록 여성에게 흔한 질병이다. 서양인은 엉덩이관절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릎관절에 많이 발생한다.

이는 유전적 차이외에 우리의 생활양식, 즉 의자보다는 바닥에 앉아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게 주원인으로 생각된다. 관절의 가벼운 통증이 가장 두드러진 증상이며, 대개 관절을 심하게 사용하거나 춥고 습기가 많을 때 증상이 악화한다. 체중이 실리는 엉덩이관절, 무릎관절, 척추 등에 많이 발생하며 손의 끝마디 관절이 붓는 경우도 흔하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 물렁뼈의 노화에 의해 발생하므로 이를 완전히 정지시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 따라서 치료 목적은 환자에게 병의 성질을 이해시켜 정신적인 안정을 주면서 통증을 줄여주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시키며, 변형을 방지하는 데 있다. 치료는 우선 적당한 휴식과 운동이 중요하다. 특히 하오에는 휴식이 필요하며, 조깅이나 등산보다는 수영 사이클 맨손체조 등 체중을 싣지않는 운동을 통해 관절이 굳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체중이 실리는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온 경우에는 증상이 없는 쪽 다리에 목발이나 지팡이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오래 서있거나 걷는 일을 제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더운물 찜질, 마사지 및 운동요법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근육의 지나친 긴장을 풀 수도 있다.

최근까지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확실한 약물은 개발되지 않았다. 진통 및 소염작용을 하는 약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 복용하면 위나 장에 부담을 주고 예상치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한 통증이 있는 관절에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제제)을 주입하면 수시간 또는 수일내에 통증이 가라앉고 운동범위가 많이 호전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주 사용하면 물렁뼈의 변성을 촉진,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신중해야 한다.

이같은 방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요법이 필요하다. 활액막을 제거하는 수술, 관절속의 찌꺼기를 걷어내는 수술, 울퉁불퉁해진 관절면을 면도하듯이 다듬는 수술, 뼈를 잘라 축을 맞춰주는 절골술 등이 있으며 망가진 정도가 심하면 인공관절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나 호르몬 분비이상, 골다공증, 비만 등 위험인자를 미리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끝으로 연골보호제 또는 관절보호제 등으로 불리는 연골퇴행 억제물질을 투여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일부 약은 국내에도 소개됐으나 아직 치료효과는 불확실하다.<이수호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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