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마다 많게는 수백억까지 전달” 후문/노태우·금진호·이원조씨도 깊숙이 개입/서석재·최형우·김덕룡씨가 사조직 총괄누가 92년 여권의 대선자금을 조달하고 관리했는가. 대선후 4년이나 지나는 동안 이 대목은 베일에 싸여있었다. 그러나 그 편린이 하나 둘 나타나면서 대선자금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일차적인 관심사는 대선자금의 규모이다. 신한국당 박관용 총장은 『아무도 모른다. YS도 정확히는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선거를 총괄했던 실세들도 『박총장의 말이 맞다』고 동의한다. 대선자금이 천문학적 규모인데다, 어느 한 사람이 이를 총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세한 항목까지는 몰라도 대선자금의 큰 윤곽을 아는 인물은 엄연히 있다. 우선 김영삼 대통령이 조달에서 관리, 지출에 이르기까지 큰 몫은 직접 다루었다는 점에서 전모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대통령은 주로 H호텔에서 재벌의 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벌들은 초반에는 관망하다 12월7일을 기점으로 적극 지원으로 돌아섰으며 그 규모가 1백억∼수백억원대에 달했다는 후문이다. 김대통령은 이 거금을 받기 위해 유세를 마치고 급거 상경하거나 하루 저녁에 식사를 세 번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자주 논란이 돼온 청와대의 자금지원 규모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그 내막에 훤할 것이다. 당시 정무수석인 김중권씨, 수방사령관을 지낸 안병호씨 등은 노씨 구속후 『노 전대통령이 YS를 상당할 정도로 도왔다』고 말해 청와대 지원규모를 알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외에도 자금의 출납을 맡은 홍인길 의원, 6공 정치자금의 창구로 YS대선자금 조달에 일익을 담당했던 이원조 금진호 전 의원도 청와대 지원자금 등 상당한 내막을 알고 있다는게 정설이다. 또한 당시 민자당 재정위원장으로 금융권의 자금을 모은 유돈우 전 의원, 이용만 당시 재무장관도 자기 파트의 자금내역은 알고 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사조직 운영자금의 조달에는 김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김덕룡 의원이 관여했다. 나사본의 간부들은 현철씨로부터 자금을 타 썼으며 심지어 김덕룡 의원이 지휘한 중앙청년위원회(중청)의 인건비, 조직운영비도 현철씨의 사조직격인 청사단으로부터 한때 지원받기도 했다. 또한 민주산악회를 주도한 최형우 고문, 나사본을 총괄한 서석재 의원도 일정부분 자금을 조달했으며 지출·관리를 맡았다.
공조직의 경우 김영구 선거대책본부장이 자금관리를 총괄했다. 그 밑에서 실무적으로 자금출납을 관리한 사람들은 이춘식 경리실장, 강연욱 경리부장, 김재덕 대리 등이다. 이들은 대선자금 지출결산서를 3부 만들어 청와대에 2부, 당에 1부를 남겨두었다가 한참후에 당의 서류를 파기했다고 한다.
계선조직을 맡았던 선대본부 부본부장 이해구 조부영 강삼재 백남치 이상재씨 등도 전체는 아니더라도 자기분야의 지출규모는 알고 있다. 김영진 상황실장은 선거지출 사전계획서, 타당성 검토 등을 실무적으로 총괄했기 때문에 대선자금의 상당부분을 알고 있다는게 주변의 귀띔이다.
김종필 대표 정원식 선대위원장도 선거 전체를 총괄했기 때문에 대강의 윤곽에 접근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종필 대표는 탈당시 따라나온 사무처요원들이 대선자료를 많이 들고나온 것으로 알려져 깊숙한 비밀을 보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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