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시비 차단 도움/대표 프리미엄 살려 당심잡기 각개격파김영삼 대통령의 경선과정 엄정중립방침이 전해진 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이다. 그동안 대표직 임명을 사실상의 「김심 획득」으로 내세우면서 대세몰이를 하겠다는 것이 이대표측의 중요한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대표측의 반응은 담담하다. 일찌감치 이대표진영에 가담한 서상목 의원은 『경선의 공정성확보를 위해 대통령으로서 당연한 입장표명』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측근들의 얘기도 같다.
이대표의 최측근중 한 사람인 이흥주 전 총리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입장표명은 우리에게 유·불리한 면이 모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씨를 비롯, 이대표 진영이 보는 유리한 점은 먼저 경선의 불공정성시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순봉 비서실장은 『당내 민주화를 확실히 실현시키겠다는 이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새로운 정치구현」을 내건 이대표의 이미지가 더욱 제고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이대표의 다른 측근은 『어떻든 「김심」의 영향력을 기대할 수 없게 된데 대해서는 실망스러운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미 이대표를 집중공격하고 있는 다른 대선주자들이 「보라, 김심도 이대표를 떠났다」며 이대표 흔들기를 더욱 노골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당무 장악력이 약해지고 민주계와의 접근이 더 어려워질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상황인식 위에서 이대표측은 향후 대응전략의 기조를 「유리한 부분은 굳히기, 불리한 부분은 자력 극복」으로 정리한 듯하다. 물론 큰 줄기는 『당원과의 공식·비공식 접촉기회를 늘리는 등 대표로서의 프리미엄을 최대한 살려 「대안은 이회창뿐」이라는 점을 당원과 국민에게 확실히 인식시킨다』는 것이다. 이를위해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당내 인사들, 특히 민주계 핵심들과의 1대 1접촉을 적극 추진, 「당심」을 장악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 기존 김윤환 고문측과의 연대도 강화, 민정계와 TK(대구·경북)지역에 대한 지지기반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우리의 역량과 경륜을 총동원해 기필코 목표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한 측근의 말에서 이대표진영의 「전의」를 가늠해 볼 수 있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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