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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경선 탁류’/여 주자들 대표직·경선시기 공방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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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경선 탁류’/여 주자들 대표직·경선시기 공방 이어

입력
1997.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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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시비 등 상대흠집 과열·혼탁 조짐신한국당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보정국이 서서히 매듭되어가자, 그동안 관망만 하던 대선주자들이 경쟁자를 향해 예리한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아직 사활을 건 진검승부는 아니라 할지라도, 심상치 않음이 느껴질 정도로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이 와중에서 불확실한 루머가 나돌고 있고 사상시비까지 촉발돼 혼탁과 과열조짐이 나타나고있다. 자칫 내분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직 사퇴 논란

박찬종 이한동 고문은 누차 『공정경선을 위해 이회창 대표는 경선선거운동 개시전에 사퇴하라』고 요구해 왔다. 최대 계파인 민주계도 경선전 대표사퇴에 동조하고 있다. 민주계중 김덕룡 의원은 사석에서 대표직 사퇴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바 있다. 온산(최형우 고문)계는 『경선 60일전에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공식요구했다.

이대표는 『공정성 시비가 나오지않도록 전당대회 시기와 경선규정개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대표의 측근들은 『과거 경선때 YS는 대표직을 갖고 나서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난국수습을 위해서는 당의 중심이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논란은 형평성, 공정성의 명분으로 포장돼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대표의 대세몰이와 그 기세를 꺾으려는 다른 주자들의 견제가 상충되고 있다. 때문에 그 결과는 향후 경선판세의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경선시기 논쟁

대표직 사퇴론과 마찬가지로 이대표와 다른 주자들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대표측은 후보를 조기에 가시화, 정국을 후보중심으로 이끌어 가자며 7월초 전당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다른 주자들은 『지금은 전당대회를 논할 때가 아니다. 우선 난국을 수습한 뒤 8월말께 치르자』고 반박한다. 그러나 이들 논리는 대외용일 뿐 이대표측의 노림수는 『유리할 때 속전속결하자』는 것이고 다른 주자들의 생각은 『시간을 끌며 이대표의 낙마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사상시비

이한동 고문이 『새 리더십은 위기관리능력과 사상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 사상논쟁에 불을 지폈다. 사상적 검증론은 그야말로 원론일 수도 있고 단순히 이고문이 보수세력의 대표적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던진 발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안팎에서는 사상시비가 이대표와 이수성 고문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대표의 부친은 한국전쟁 직전 누명을 쓰고 반공법위반혐의로 구속됐으나 무혐의 처리됐다. 또한 이수성 고문의 부친은 한국전쟁때 북한 인민군에 끌려갔으나 『월북했다』는 뜬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대표와 이고문은 『비열한 방식의 흠집내기』라며 격분하고 있다. 사상시비는 대선때마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겨냥해 제기됐으나 이번에는 여권내에서 촉발된 것 자체가 특이하다.

◇이미지 깎기

각 대선주자들과 측근들은 완곡한 표현으로 상대 경쟁자들의 약점을 부각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회창 대표에 대해서는 「경직성」이, 이수성 고문에 대해서는 「무임승차론」이 제기되고 있으며 박찬종 고문에 대해서는 「튄다」는 지적이, 이홍구 고문에 대해서는 「대가 약하다」고 깎아 내리고 있다. 김덕룡 의원에 대해서는 「정태수 리스트 연루로 어렵다」는 얘기가, 이한동 고문에 대해서는 「과거 정권의 인물」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김윤환 고문에게는 「줄타기 명수」, 이인제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경륜없이 젊기만 하다」는 식의 부정적 평가가 난무하고 있다. 일견 대선주자들에 대한 평가라고 볼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 각 대선캠프에서 작위적으로 만들어 유포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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