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유해내용 비난 ‘가이드라인’ 발표/광고계선 “권위주의적 넌센스” 냉소적광고에 대해 가장 민감한 집단의 하나는 종교계이다. 「튀는」광고로 이름을 얻은 베네통이 한때 신부와 수녀가 키스하는 모습을 광고로 내보내 가톨릭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요즘들어 동성애를 묘사하는 장면이 광고에 심심찮게 등장하자 종교인들의 심사가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속에서 교황청이 광고의 도덕성을 문제삼는 「광고 가이드 라인」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로마 교황청 사회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최근 광고에 대한 가톨릭의 생각을 담은 「광고 윤리(Ethics in Advertising)」라는 글을 발표했다. 교황청은 이 글에서 충격과 착취 등 반사회적인 내용을 담은 광고행위를 비난하면서 소비자를 속이는 광고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지적하고 있다. 광고 전문 주간지 「애드 에이지」 최근호는 이 글을 요약 소개하면서 광고인들이 보인 냉소적인 반응을 함께 실었다.
애드 에이지에 따르면 교황청은 일단 광고의 가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광고란 시간과 재능과 돈을 낭비하는 기생 활동일 뿐이라고 비평하는 사람이 있지만 우리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광고 윤리」는 밝혔다.
하지만 몇줄 지나지 않아 『브랜드 관련 광고 관행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광고주들은 이성적인 선택을 위해 제품의 질과 가격 차이를 제시하는 대신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동기(섹스어필 등)로 행동하도록 자극할지도 모른다』고 일부 광고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교황청은 이어 광고인들이 지켜야 할 세가지 원칙으로 ▲진실성 ▲인간의 존엄 ▲사회적 책임을 들었다. 광고가 『책임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인간의 정당한 의무와 인간의 내면적 자유를 존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저급한 경향을 이용하거나 숙고하고 결정하는 인간의 능력을 위태롭게 할 경우에 광고인들은 이같은 덕목을 어기는 것』이라면서 『오늘날 많은 광고에서 이러한 침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욕망 허영 질투 탐욕에 호소하는 광고, 인간의 약점을 조작하고 이용하는 광고기술, 자원을 낭비하고 과소비를 부르는 광고 등은 모두 인간과 사회에 해로운 환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근엄한 충고에 대해 광고인들은 『우리는 광고에만 전념할 테니 가톨릭은 종교에만 신경쓰라』거나 『권위주의적 넌센스를 강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젊은이들은 가톨릭을 떠날 것이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애드 에이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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