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혼 ‘삐딱하게’ 보기/혼외정사·동성애 등 사회 금기 무대올려부부생활이 더없이 소중하다면 이혼한 이들은 실패자? 하루 평균 이혼부부가 190쌍(95년 통계청 자료)에 달하는 현실이고 보면 이제는 성공적인 재혼을 생각해야 할 때. 연극계에서는 극작가 엄인희씨가 앞서 나갔다. 5월3일부터 6월29일까지 정보소극장에 올려지는 「이혼해야 재혼하지」(김경원 연출)를 일단 미끼삼아 던져놓고 여성의 성욕을 그린 「생과부 위자료」, 동성애부부를 내세워 결혼관습의 대안을 모색하는 「게이센터」를 연작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이혼해야 재혼하지」는 이혼과 재혼에 대해 고민하는 한 여인의 공개상담이 배경이다. 한스럽다는 고정관념이 박힌 소재를 거침없는 묘사와 코믹한 터치로 그려낸다. 이혼한 조양수는 서울대를 졸업했고 학생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졌지만 『왜 남의 가족하고 섞여 사는 건 이렇게 문제가 많은 지 몰라』하며 한탄한다. 굿을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독특한 「나 상담소」 소장 오순이가 추임새를 넣으면 조양수는 여간해서 드러내기 힘든 속내를 내보인다. 조양수의 대사는 여과가 없다. 『결혼한 사람만 섹스를 하는 거라는 관념이 강하게 박혀있잖아요』라고 운을 뗀 그는 여성 최고의 금기인 혼외정사의 허울을 깨부순다. 배울만큼 배운 며느리에게 『공부만 서울대를 나오면 뭐혀. 시집살이를 서울대 나와야지유』라고 탓하는 시어머니와의 갈등도 밝혀진다.
조양수 역에 박혜숙, 오순이 역에 김선화가 출연한다. 공연시간 화∼목 하오 7시30분, 금 하오 2시 7시30분, 토일 하오 4시30분 7시30분. (02)762―0010<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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