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학교설립 준칙주의에 따라 최소한의 시설을 갖추고 특정분야만 가르치는 대중음악고, 자동차고, 골프체육고 등 소규모 특성화고교가 내년부터 설립된다. 내년부터는 프로골프선수, 대중가수, 디자이너, 자동차업체의 기술자 등이 고교교단에 서게 된다. 고교교육현장은 이제 많이 달라지게 됐다.교원이 아닌 일반인들의 교수·강의는 대학에선 이미 흔한 현상이다. 행정경험을 갖춘 고위관료출신을 총·학장으로 영입하는 대학이 늘어났고 교육공무원법 개정에 따라 산업체인사, 연예인 등을 객원교수, 겸임교수로 임용하는 대학도 많아졌다. 중앙대 산업경영대학원은 이번 학기에 나승렬 거평그룹회장을 객원교수로 위촉했다. 동국대는 사물놀이패 연주자인 김덕수씨를 국악과 겸임교수로 위촉, 경주캠퍼스 3학년 전공과목의 강의를 맡겼다.
고교든 대학이든 각계의 전문가들이 교육과 강의를 맡는 것은 학교와 사회의 교류, 산학협동이라는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제 각급 교육기관이 할 일은 강사·교수를 채용할 때 그가 얼마나 교육적인가, 교수능력이 있는가, 학생들과의 관계에 미칠 악영향은 없는가 등을 면밀하게 따져보는 것이다. 일시적인 학교홍보를 위해 인기가 높고 이름이 많이 알려진 유명인사만을 고르면 안된다. 아무리 해당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인사라 하더라도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교원사회의 배타성을 불식하는 일이 긴요하다. 장관직을 역임한 현직각료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장관직을 물러나 쉬는 동안에 모대학의 객원교수로 위촉된 그는 반발이 심하자 「내가 다음 학기부터 강의를 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교수들에게 점심을 사고 저녁대접도 했다. 그러나 반응은 냉랭했다. 「지가 알면 얼마나 안다고」하는 식의 반발과 「장관을 했으면 다냐」식의 질시였다. 강의를 준비하는 동안 다시 각료로 임명되는 바람에 결국 교단에 서지 못하게 된 그는 대학의 배타적인 분위기에 정말 놀랐다고 말하고 있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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