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측근 수사중 목숨 끊어/리크루트사건 핵심 아오키 자살 일 큰 충격/불법대출 혐의 베레고부아 전 불 총리도대형 의혹사건의 와중에서 의문의 자살사건이 발생한 사례는 외국에도 있다. 자살사건은 대개 원래의 사건과 함께 한동안 미스터리로 남는 수가 많다. 외국의 사례를 소개한다.<편집자 주>편집자>
▷일◁
89년 4월 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 당시 총리의 비서를 지낸 아오키 이헤이(청목이평)씨가 자살했다. 88년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리크루트 사건에 대한 수사가 날로 확대되던 시점이었다.
아오키씨는 다케시타의 「금고」로 불릴 정도로 신뢰가 두터운 금전담당 심복이었다. 그는 다케시타에게 건내졌을 것으로 보이는 리크루트로부터의 자금지원 의혹과 정계쪽 다른 인사의 비리 등에 관한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죽음과 함께 다케시타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밝힐 「증언」도 함께 잠들게 됐다. 아오키씨가 자살한 것은 검찰 소환을 받고 나온 후 3일만의 일이었다. 또한 다케시타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힌지 하루만이었다.
그의 자살은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 정치권 부패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일본인들의 요구가 고조되는 계기가 됐다. 결국 집권 자민당은 93년 다수당의 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
리크루트 사건이란 리크루트사가 정계 문부성 일본전신전화(NTT) 노동성 등의 루트를 통해 청탁과 함께 뇌물 및 등록전의 관련회사 주식 등을 각계 실력자에게 싼 값에 건낸 사건이다. 다케시타 전 총리 등 일본 정계실력자들을 비롯한 각계 각층의 지도급 인사들이 연관된 사상최대의 독직사건. 관련자의 공판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미◁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죽마고우인 빈센트 포스터 백악관 법률담당 부보좌관이 93년 7월20일 워싱턴 근교 포토맥강가의 한 공원에서 권총자살한 시체로 발견됐다. 포스터는 이른바 「아칸소 마피아」의 대표적 인물로 92년 클린턴 대통령 취임과 함께 백악관에 입성했다.
그는 93년 5월 백악관 여행국직원 강제해고 사건(일명 트래블 게이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자책감에 시달려오던 중이었다. 그는 또한 클린턴 대통령의 첫임기 조각당시 법무장관의 인선작업을 잘못 보좌해 클린턴이 두번이나 지명을 철회하는 등 정치적 실수를 범하게 했다는 지적도 받고있었다.
법대 수석졸업, 주변호사 시험 수석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포스터는 48세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일련의 비난에 대한 좌절감과 중압감을 못이겨 자살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클린턴의 부인 힐러리와의 염문설을 비롯한 음모설은 아직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불◁
피에르 베레고부아 전 총리가 93년 5월2일 권총으로 파리의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한 주간지에 자신의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은행에서 100만프랑(1억5,000만원)을 「불법 대출」 받았다는 혐의가 보도된 뒤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던중,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 위해 이같은 길을 택했다. 그는 71년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대통령에 의해 발탁된 뒤 측근중의 측근으로 평가받은 인물이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중◁
중국 권력구조내 실세중의 실세였던 천시퉁(진희동) 베이징(북경)시 당서기의 오른팔인 왕바오산(왕보삼) 베이징시 부시장이 95년 7월4일 베이징 교외 한적한 호숫가에서 권총자살했다. 왕의 자살은 자신의 후견인인 진시장이 부패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자 자신도 부패혐의로 조사 받을 것을 우려, 자살한 것으로 전해졌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베이징=송대수>
▷이·벨기에◁
이탈리아 국영에너지회사인 ENI사의 가브리엘레 칼리아리 전 사장이 93년 7월20일 감방 화장실에서 자살했다. 그는 ENI사장으로 재직하면서 기민당과 사회당에 불법 정치자금 200억이라(1,260만달러)를 뇌물로 제공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중이었다. 이 사건으로 이탈리아 상·하 양원의원의 15%에 달하는 151명이 조사를 받았으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관련자 9명이 자살했다.
95년 3월9일에는 벨기에의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자크르 페브르가 브뤼셀의 한 호텔방에서 자살했다. 그는 이탈리아제 헬기 수입을 둘러싼 집권 연정내 뇌물 스캔들과 관련, 조사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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