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규합·현장방문 등 본격 경선국면 돌입김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로 한보정국이 수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 여권 대선주자들의 「경선호흡」이 차츰 가빠지고 있다. 「5월 정국」을 맞아 대선주자들의 경보가 바야흐로 분주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회창 대표는 그동안 당대표의 중립적 처신을 의식, 경쟁적인 대선행보를 가급적 자제해 왔으나 그 역시 경선국면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고문은 28일부터 1박2일간 충남북지역을 방문하는데 벌써 보름새 2차례의 「고향방문」이다. 이대표는 특히 오는 7월 초순께로 예상되는 충남 예산 재선거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이대표의 대리전으로 불리는 선거여서 더욱 부담이다.
미국방문중인 이홍구 고문에게 쏠려있는 당장의 관심은 황장엽씨와 회동문제다. 남과 북의 양대 「통일논객」이 만난다는 점에서도 시선은 각별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대선행보를 게을리 할 수는 없는 만큼 여의도 클럽 초청강연(15일), 하버드 클럽 강연(22일) 등 5월 한달동안 6차례의 강연일정이 잡혀있다.
박찬종 고문은 한보정국의 와중에서도 민주계 특정인사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는 열의를 보여왔다. 박고문측은 특히 그동안 물밑작업을 통해 확보한 원내외 위원장 등 지지세력의 규모를 발표하는 문제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박고문은 「경제의 틀을 새로 짜…」라는 저서를 출간한데 이어 「교육살리기」라는 책도 펴내는 등 정책비전 제시를 위한 「대선용 출간」을 시리즈로 구상중이다.
이수성 고문은 5월초 광화문에 사무실을 여는 대로 「이수성 대안론」의 깃발을 본격적으로 흔들 계획이다. 당분간은 민주계인사들과의 접촉이 주가 되겠지만 일반대중을 상대로한 강연도 병행, 행동반경을 눈에 띄게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26일에는 아산 현충사를 찾았고 30일에는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참배한 뒤 홍남순 변호사 등 지역인사들과도 만날 계획. 5월초께 양산 통도사를 방문해 조계종 월하 종정을 예방한 뒤 대구도 찾을 예정이다.
이한동 고문 역시 그동안 「현장정치」를 왕성하게 펼쳐왔다. 전국의 공장 상가 농어촌을 누비면서 직접 체득한 경험을 정책공약에 그대로 반영할 생각이다. 이고문은 특히 「비전 21 국가경영전략연구소」를 조만간 설립, 정책개발에 신경을 쓰면서 보수 안정희구세력을 중심으로 「보수 대안론」의 확산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김덕룡 의원은 「민주계 수난시대」의 악몽에서 벗어나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경선에 대비한 공세적 자세로 전환할 각오이다. 검찰수사결과 발표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별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5월초 민주계 공동사무실이 마련되면 범민주계 모임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다. 다만 미래지향적 개혁이미지를 계속 살려나가되 경선출마선언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이인제 경기지사는 8일 「비전 한국 21」이라는 간판으로 여의도에 개인 사무실을 연다. 이지사의 도지사 선거운동 캠프였던 「청계포럼」의 인원을 늘릴 생각인데 사실상의 경선캠프로 전환되는 셈이다. 28일엔 한국로타리클럽 초청으로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이란 특강이 예정돼 있다. 김윤환 고문은 경선에 직접 참여하진 않겠지만 「허주계」의 결속을 도모하는 등 킹 메이커의 마스타 플랜 마련은 게을리 할 수 없는 처지다. 5월중 대구 경북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데 5∼6월중 밝히겠다고 한 입장표명이 주목된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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