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 대선자금」의 규모는 과연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해서는 어느 당이고 지금까지 일절 공개한 적이 없다. 더욱이 정확한 액수를 산출해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규모가 워낙 방대할 뿐만 아니라 공조직 이외에 사조직을 통한 「눈먼 돈」들이 많기 때문이다.92년 대선 당시 민간연구소들이 추정한 대선자금 소요액은 여야 각당을 모두 합해 1조∼2조5,000억원에 이른다.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경우 『여당만 1조원 가량의 대선자금을 썼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민자당 대표위원으로 선거를 직접 진두지휘했던 김종필 자민련총재는 더 구체적으로 『대통령선거 한번 치르는데 1조6,500억원이 들어간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이런 얘기들을 종합해보더라도 당시 민자당의 대선자금의 규모는 적어도 1조원 이상임을 짐작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이런 액수는 어떻게 나왔을까. 당시 집권여당 소속이던 김총재를 비롯한 자민련의 많은 관계자들은 95년말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때 92년 대선자금을 역추적했었다. 그 결과 공조직에 들어간 비용만 3,400억∼3,800억원으로 집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민자당은 지구당별로 적게는 1억∼2억원, 많게는 7억∼10억원씩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평균 5억원씩 잡아도 전국 237개 지구당에 모두 1천 수백억원은 족히 지원된 것. 여기에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나사본)」 「민주산악회」 등 사조직에 들어간 3,000억∼5,000억원을 합하면 1조원은 금방이다.
참고로 92년 대선 당시 법정선거비용제한액은 367억원이었고 선관위 신고액은 민자당이 284억원, 민주당(김대중 후보) 207억원, 국민당(정주영 후보)이 220억원이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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