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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KT ‘포항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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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KT ‘포항 결투?’

입력
1997.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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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맞대결 가능성… 박씨 결심만 남아현정부출범초기 사정바람으로 대구·경북(TK)지역에서 수차례 이뤄졌던 보궐선거, 「TK목장의 결투」가 재연될 조짐이다. 무대는 경북 포항 북구선거구. 허화평씨가 12·12사태 등과 연루돼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잃게됨으로써 실시되는 선거이다.

등장인물 후보들은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과 이기택 민주당총재. 하나같이 정치권에서 만만찮은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먼저 박 전최고위원. 포철을 일으켜세워 철강업계의 대부로 칭송받던 그는 현정부초기 불미스런 혐의로 사법처리 일보직전까지 몰렸다가 사면됐다. 수년동안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낭인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던 차에 그가 키운 포항제철이 있는 포항에서 보선이 치러지게 되자 측근들이 발벗고 나서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박씨의 북아현동 자택에서 회동, 박씨에게 출마를 정식건의키로 하고 주초 일본으로 박씨를 찾아가 이런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명분은 물론 「정치적인 명예회복」이다.

절박한 사정에 처해있기는 이총재도 박씨 못지않다. 교섭단체도 이루지 못하는 제3야당의 원외총재로서 그가 겪는 「고통」은 미루어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상황속에 그의 고향(북구선거구의 일부인 구 영일군)에서 치러지는 보선을 둘도 없는 재기의 기회로 삼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다만, 수십년간 정치 본거지였던 부산 해운대구를 떠나야 하는 점이 본인에겐 아쉽기도 하고 부담도 되는 눈치이다.

박씨가 최종적으로 출마를 결심, 이들 둘이 맞붙게 될 경우 승자는 누가 될까. 결과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여론의 「동정심」, 「지역기여도」평가 등 박씨측에게 더 승인이 많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래서 이총재측에서는 박씨의 출마를 단념시키기위해 최근 특사를 일본현지에 파견하는 등 애를 썼다. 하지만 박씨측에서는 가타부타 명확한 답을 주지않은채 출마의 불씨만 계속 지피고 있다.

박씨가 정계에 다시 등장할 경우 TK세력판도의 변화 등 대선정국에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이래저래 포항 북구보선은 흥미진진한 「정치드라마」가 될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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