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의원님들,딱하네요”/‘누가 누가 못하나’ 경연장된 특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의원님들,딱하네요”/‘누가 누가 못하나’ 경연장된 특위

입력
1997.04.27 00:00
0 0

「김현철청문회」가 끝남에 따라 한보 국조특위 청문회는 사실상 파장분위기에 접어들었다. 이번 청문회는 당초 기대와 달리 뚜렷한 스타를 낳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특위위원들이 올린 성가에 국한시켜 말한다면 「스타 만들기」는 고사하고, 「스타일 구긴」 의원들만 다수 양산한 꼴이 됐다.전체적으로 본다면 도토리 키재기 식이어서 우열구분 자체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함량미달의 도토리가 너무 많았다는 사실은 분명 문제였다. 여당의 경우 태생적 한계를 인정해 준다해도 국민들의 눈쌀을 지푸리게 하거나 혀를 차게 만든 의원들이 여럿 있었다. 검사출신으로 당초 큰 기대를 모았던 이국헌 의원은 「눈초리는 검사, 질문은 XX」라는 촌평을 받았을만큼 청문회 내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박주천 의원도 상당히 망신당한 케이스. 박의원은 국민회의 장재식 의원 수뢰설을 「터뜨린」뒤 방증을 제대로 대지 못한채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고, 박경식씨에게 반말 질문을 했다가 오히려 흠씬 두들겨 맞았다. 박의원은 다음 증인신문때 질문은 뒷전으로 미룬채 박씨를 들입다 비판하다 2중으로 빈축을 샀다.

뒤늦게 청문회에 합류한 김호일 의원은 『어떡하다 특위위원이 됐느냐』란 말을 들을 정도로 전혀 준비없이 청문회에 임했다. 김의원은 특히 김현철씨 신문때 현철씨를 일방적으로 두둔, 「현철 변호인」이란 비판을 샀다. 판사출신인 김학원 의원도 신문보다 훈시를 앞세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민련 이인구 의원은 「럭비공」처럼 예측불허의 신문을 해대는 바람에 여러사람 헷갈리게 했다. 그는 안기부내의 「김기섭 인맥」을 거론하면서 『특위위원중에도 현철이 공천받은 사람이 2명 있다』고 「폭로」했다가 여당의 집중사격을 받자 몇마디 얼버무리다 아예 청문회장 밖으로 내빼버렸다. 이의원은 또 툭하면 사람이름조차 틀렸는데, 박태중씨를 박중태씨라 부르는가 하면 「정보근의 아들 정태수」라며 정씨일가의 부자관계를 바꿔놓기도 했다. 그는 케이블 TV뉴스방송사 YTN을 「YTM」이라 부르기도 했다.

민주당 이규정 의원은 신문보도 내용 위주로 질의를 해 「기사 재탕기」란 소리를 들었다. 국민회의 김경재 의원과 자민련 이양희 의원은 알려지지 않은 몇몇 사실을 들추어 내는 등 나름의 성과를 올리긴 했으나, 질문보다는 훈계에 더 치중한데다, 매번 증인들의 비위긁기와 혹독한 인신공격 퍼붓기를 빼먹지 않아 사시를 받았다. 국민회의 이상수 의원도 고함과 윽박지르기를 너무 자주한다는 평을 들었다.<홍희곤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