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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수 시장 “현철씨 경마장 개입의혹”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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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수 시장 “현철씨 경마장 개입의혹” 발언

입력
1997.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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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사법처리 위기 ‘저항’ 메시지인가문정수 부산시장이 김현철씨가 부산경마장 유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문시장은 지난 25일 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산이 단독으로 경마장을 유치할 수 있었는데도 결국 경남과 공동으로 하게 된 것은 현철씨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주변에서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의 한보비자금 수수와 관련, 『선거전에 받은 돈이 문제가 된다면 92년 대선자금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뒤늦게 『진의가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한국당의 민주계중진으로 여권의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문시장의 이같은 주장은 가뜩이나 궁지에 몰리고 있는 현철씨의 처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 개연성이 높다.

이를 입증하듯 야권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공세에 나섰다. 국민회의는 『현철씨가 국정농단행위를 부인하고 있을 때 현철씨 비리를 샅샅이 알고 있을 민주계 핵심인사가 또다른 비리의혹을 제기했다』면서 『현철씨가 경마장에까지 손을 뻗친 것은 국정농단의 범위와 깊이를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자민련도 『문시장이 집권당 사무총장출신이라는 점에서 그의 폭로는 상당한 근거가 있을 것』이라며 현철씨의 「검은 돈」 수수의혹을 제기했다. 현철씨 청문회를 계기로 국면전환의 틈새를 엿보던 신한국당은 『의외의 악재가 돌출했다』며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대부분 당직자들도 이에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민주계의원들은 『나름대로 할 말은 있겠지만 여권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측근인사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당내에는 문시장의 발언배경에 대해 그가 「정태수 리스트」에 포함된 인사중 가장 많은 2억원의 한보돈을 수수, 사법처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여권핵심부에 「저항」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나아가 『나를 구제해주지 않을 경우 또다른 현철씨의 비리나 대선자금 등에 대한 폭로를 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담겨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민주계중진은 『문시장의 발언은 정권말기 여권내 혼란양상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느낌』이라며 『이로 인해 현철씨는 물론 내부 전열정비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민주계도 상처를 입을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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