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식량지원 거부… 미의 연착륙 전략 차질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는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예상외로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가담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분위기를 성숙시키면서 북한을 4자회담의 장으로 유도하려는 미국의 연착륙 전략에 일시적이나마 차질이 생기게 됐다.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하시모토 총리가 밝힌 대북 강경입장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에 빠져있고 인도적 차원에서 식량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북한이 일본에 대해서도 인도적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란다』고 「포문」을 열었다.
하시모토 총리가 이날 북한에 제기한 문제는 2가지. 즉 북한은 북송된 일본인 처와 일본내 가족간의 방문 및 서신왕래를 보장해야 하며 북한 공작원에 의한 일본인 납치의혹을 해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시모토 총리의 이같은 입장표명은 물론 북한의 식량난보다는 일본의 국익이 우선이라는 원칙에서 나온 것이다. 올들어 납치사건과 관련된 언론의 잇단 보도로 인해 북한에 대한 일본의 국내 여론이 극도로 나빠진 것도 또다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95, 96년 대규모 대북 식량지원에 나섰던 일본이 보기에 따라서는 「해묵은 문제」를 이유로 식량지원에서 발을 빼려는 것은 그들의 대북 정책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을 거부한 일본의 태도는 최근들어 미국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대북 압박론과 함께 앞으로 한반도 주변정세와 관련해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임에 틀림없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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