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품 판매는 오히려 뒷걸음질올들어 외국산 컬러TV의 수입이 급증, 국내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26일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컬러TV는 국내외 생산분을 포함할 경우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의 20%정도를 점유하는 등 주력수출품으로 자리잡아 왔으나 최근들어 내수부진과 수입확대로 국산제품의 성장기반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컬러TV의 수입은 유통시장 개방이 본격화된 93년이후 점차 늘기 시작해 작년에는 가전산업 전체의 증가율 2.3%보다 30배정도 높은 65.4%에 달했고 올들어 1·4분기에는 100%나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컬러TV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중국 등지로부터 중·소형 저가제품의 유입이 크게 늘고 있는데다 미국이나 미국내 일본기업으로부터 대형 컬러TV의 수입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의 컬러TV 수입은 작년에 250%, 올들어 2월말까지는 395%가 각각 증가해 우리나라 전체 컬러TV 수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소니사의 경우 29인치 이상의 대형TV를 파격적인 저가로 공급하고 있으며 34인치의 경우 국내에서 120만∼130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국산제품은 160만∼200만원 수준이다.
KIET는 이와관련, 『컬러TV 산업에 대한 정부와 기업차원의 획기적인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이 요구된다』며 『정부는 우선 특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국내기업의 내수기반을 강화하고 해당업체들은 핵심부품 개발 등을 통해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TV를 포함한 국내 가전제품들은 올들어 내수가 날로 위축되는데다 수출도 부진해 80년대이후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는 상태다.
가전제품의 내수증가율은 95년 3.1%에서 96년 1.4%로 줄어든데 이어 올들어서는 거의 정체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금상승이 억제되고 과소비 자제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난 1월의 경우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주요 가전제품의 내수는 판매대수 기준으로 전년 동월비 14.9%나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는 특소세인하 등이 이루어지더라도 올 상반기중 가전제품의 내수는 전년동기비 0.8% 늘어나는 2조9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일본기업들의 동남아 생산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시작하고 중국 등 후발개도국과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좀처럼 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95년 7.4%, 96년 2.6%였던 가전제품 수출증가율은 올 상반기중 2%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상반기 수출예상금액은 40억500만달러. 이같은 내수와 수출부진으로 1월중 주요 가전제품의 생산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포인트 감소하기까지 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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