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포인트 4년… 서울행 「결석계」 제출/학교측 선례없어 허가 고심 본선참가 불투명「미 육군장교냐, 미스코리아냐」
최근 미스코리아 뉴욕 진으로 선발된 박난희(23)양은 현재 웨스트포인트 미 육군사관학교 4학년 생도. 내달 30일 임관식을 거치면 어엿한 육군소위 계급장을 달게 된다. 동시에 내달 17일 서울에서 열리는 미스코리아 본선대회에서 한국의 대표미인으로 선발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박양의 본선대회참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반 대학생이 아닌 미군 장교후보생의 신분으로 미인대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학교의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양은 본선대회 참가를 위해 대회전후 열흘정도의 「결석허가」를 학교당국에 신청해 놓고 있다. 하지만 학교당국은 난처한 입장에 빠져있다. 미 육사 사상 여생도가 지역예선을 통과해 국가대표 미인선발대회에 나간 선례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당국은 최근 교수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토론에 부쳤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교수들은 박양이 미스코리아 뉴욕 선발대회에 나갈 때도 심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대회당일만 잠시 외출만하면 됐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1주일이상 결석을 해야하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 졸업이 임박한 시점인 만큼 시험, 리포트 제출, 세미나발표 등 4년간의 학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대회참가를 위해서는 이를 미리 처리해 놓고 떠날 수도 있지만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당국이 박양의 결석허가 신청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밖에 또 있다. 필승의 군인, 최강의 전사, 장교의 산실인 웨스트포인트의 이미지가 여성미를 겨루는 경염대회 참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 학교당국의 견해는 박양의 대회참가를 불허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다만 박양의 지도교수가 적극적으로 나서 재고를 요청해놓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박양은 『주변에서 키 크고 활달하다며 참가를 권유했는데 정말로 미스코리아 후보가 될 줄은 몰랐다』며 『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졸업을 포기할 수도 없다』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 85년 미국으로 이민온 박양은 사진업을 하는 박계근(53)씨의 세 자매중 막내. 1백68㎝의 키에 34―24―35의 늘씬한 몸매를 가진 개성파 미인이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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