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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고대죄 하라” 호통형/의원들 신문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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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고대죄 하라” 호통형/의원들 신문 백태

입력
1997.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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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도 희생…” 호소형/“안한게 틀림없죠” 엄호형19명의 국회 한보특위위원들은 결과는 신통치 않았지만 저마다 독특한 신문방식으로 진실규명에 노력했다.

의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증인들의 입을 열거나 실체규명을 위한 단초를 찾기위해 다양한 유형의 신문방식을 동원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호통형」. 이 유형은 주로 이름 석자 빼고는 모두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하는 「자물통」증인들에 대한 신문에서 많이 나타났다. 민주당 이규정 의원은 지난 7일 정태수 한보총회장에 대한 청문회에서 그에게 「모르쇠」란 별명을 지어준 뒤 『「지금 재판중」이란게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줄 아느냐』고 질타했다. 자민련 이양희 의원은 김기섭 전 안기부차장을 상대로 『군대도 안갔다온 사람이 어떻게 안기부 간부로 채용됐는가』라고 목청을 높였고 김현철씨에게도 『광화문 네거리에서 석고대죄하라』고 호통을 쳤다. 이의원은 그러나 평소에는 특유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끝마다 『증인, 맞죠』를 반복했다.

호통이 안통할때는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증인의 감정을 「자극」하거나 아예 정직한 답변을 호소하는 「호소형」도 있었다. 자민련 이인구 의원은 정태수씨에게 『사랑하는 보근이도 구속됐고 한근이도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부정을 자극했고 김현철씨에게는 김덕룡 의원을 거론하며 『김의원이 증인과 주변인물들을 문민시대를 가로챈 세력 이라고 말했다』고 동지애를 건드려 결국은 눈물을 쏟게했다. 국민회의 김민석 의원은 정태수씨에게 『하늘나라에 간 부인을 뵐 면목이 있겠느냐』며 감정에 호소했다.

증인에게 해명의 기회를 주려는듯한 「엄호형」도 있었다. 김현철씨 및 그와 관련된 증인들에 대해 대부분 여당의원들이 그랬다. 그중에서도 신한국당 김호일 의원의 경우는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했다. 김의원은 현철씨에게 『당진의 한보제철소에 안갔죠. 안 간게 틀림없는 겁니다』 『부탁 안들어준다고 박경식씨가 천방지축으로 떠들고 다니는데…』 등 노골적으로 현철씨를 「비호」했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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