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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압… 대주교의 눈물/윤태형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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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압… 대주교의 눈물/윤태형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7.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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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 항복』22일 페루 특수요원들이 리마주재 일본대사관저에 특공작전을 개시하는 순간, 10대 소녀반군 2명이 겁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수초후 요란한 총성과 함께 이들의 외침은 끝났다. 얼마전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순진한 소녀들이었다.

다른 반군 1명도 투항하겠다며 양손을 들었으나 사살됐고 또다른 인질범은 생포된 뒤 어디론가 끌려가 살해됐다. 이날 사망한 투팍아마루혁명운동(MRTA)소속의 반군 14명은 대부분 무방비상태에서 집중 사격을 당했고 대부분은 머리 등에 7, 8발씩의 확인사살까지 받았다.

이들은 애당초 인질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작전이 시작되자 중무장한 한 인질범은 로돌포 무난테 농무장관이 있는 2층으로 뛰어들어가 총구를 인질들에게 겨눴다. 그러나 그는 이내 총구를 거두고 밖으로 뛰어나가 최후를 맞았다. 구출된 일부 인질에 따르면 주범인 네스토르 세르파 카르톨리니 등 인질범들은 당시 정부협상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었다.

인질사건이 해결됐다는 소식이 전세계에 전해지자 페루정부에는 축하전문이 쇄도했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테러에 굴복하지 않은 용기있는 지도자로 칭송됐다. 일본정부는 『신중하게 잘 대처했다』면서 후지모리의 결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러시아도 『후지모리 대통령이 보여준 테러에 대한 불굴의 자세 덕분에 인질사태가 끝이 났다』고 말했다. 김영삼 대통령도 『테러리즘을 배격하는데 적극 협조하겠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반면 국제사면위원회는 23일 페루 정부가 인질사태 해결을 위해 무력을 동원한데 유감을 표명하고 페루에 진상조사단을 파견하겠다고 나섰다. 여기저기서 과잉진압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중재자역할을 해 온 아야쿠초 후안 루이스 시프리아니 페루 대주교가 23일 회견도중 흘린 눈물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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