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호소논리적 답변 애쓰는 모습/힐난성 질문엔 “인격 비하 말라” 맞대응전국민의 이목이 쏟아졌던 김현철 청문회는 알맹이는 없었지만 자정을 넘겨 26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청문회는 밤 11시10분께 의원들이 모두 나서 1차 신문을 마쳤으나 15명이 보충질문을 신청하는 바람에 불가피 하게 차수를 변경, 26일 새벽 2시25분까지 진행됐다.
청문회는 증인의 입장장면부터 어수선했다. 청문회는 낭자한 선혈로 출발했다. 25일 상오 9시50분 서울30다 4155호 검은색 소나타승용차 편으로 국회에 도착한 김씨는 10시5분 청문회장에 입장할 때까지 내내 카메라 기자들의 육탄신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모 방송사 카메라기자의 조명기구에 김씨의 친구이자 측근인 윤성로씨의 이마가 찢어졌다.
증인선서를 하는 김씨의 모습은 파리했다. 긴장한 탓인지 목소리도 떨렸다. 터지는 카메라플래쉬와 쏟아지는 조명으로 청문회장은 순식간에 달아 올랐다. 그러나 뜨거움은 오래 가지못했다. 김씨는 『제 문제로 인해 국정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국민여러분과 아버지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생각이 짧고 올바르게 처신하지 못한 탓이라 생각한다』는 심경피력과 국정개입에 관한 일부 시인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질문에 부인으로 일관했다.
김씨는 『하느님께 맹세코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인사 및 국정개입 부분에 대해서도 『개입했다기보다 여쭤본 것이다. 과거 고생했던 사람들과 명망있고 출중한 분들을 추천한 정도다』라고 핵심을 비껴갔다. 김씨가 방청객이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낸 대목은 오히려 정서적인 부분에서였다. 김씨는 아버지인 김영삼 대통령 관련 이야기나 국정개입 사과부분 등에선 예외없이 눈시울을 붉혔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딱기도 했다.
김씨는 그러면서도 감정적 「호소」와 논리적 답변간에 뚜렷한 선을 긋는 침착함을 보여주었다. 그는 또 일부 야당의원들의 힐난성 질문에는 『말씀이 과하다. 인격적으로 비하하는 말을 삼가해달라』고 정면으로 맞서기도 했다.
김씨는 하오 증언에서 몇차례 증언내용을 번복해 구설수를 탔다. 그는 대통령의 유학권유설을 전면 부인했으나 저녁식사후에는 『아버님이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부산민방 사업자인 (주)한창의 관계자를 만났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부인으로 일관하다 『사업자선정후 한번 만난 것으로 기억된다』고 시인, 이권개입의혹을 샀다.
보충질의 에서 김경재(국민회의) 의원은 『현철씨의 도피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우성씨와 현철씨가 미국 뉴욕의 카페에서 회동하는 광경을 목격한 재미사업가 조셉 조씨가 이를 증언하러 이 자리에 나왔다 보복이 두려워 되돌아 갔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김씨는 『참회와 회개의 기도를 하고있다』고 말했지만 자정을 넘기며 청문회를 피곤하게 지켜본 국민들은 허탈감을 곱씹어야만 했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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