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증언’ 둘중 하나 위증죄/“이홍구·오정소씨 임명 사전인지”“사실무근”/“정보근 회장과 세차례이상 만나”“딱 한번뿐”달라도 너무 달랐다. 10여개의 의혹들을 놓고 김현철과 박경식, 두 사람이 청문회에서 증언한 내용은 극과 극이었다.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김씨가 25일 청문회에서 가장 강하게 부인한 부분은 『정부고위직인사를 사전에 알려줬다』는 박씨의 증언이었다. 박씨는 지난 21일 청문회에 나와 94년말 이홍구 총리의 취임을 미리 김씨로부터 전해들었다고 밝혔었다. 그는 또 95년에는 신라호텔에서 김씨가 오정소 안기부1차장에게 차장임명사실을 통보해 주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김씨는 『그런 사실이 없다』는 말로 간단히 이를 뒤집었다. 또 박씨가 제기한 4·11총선 공천 개입의혹도 김씨는 『박경재 변호사의 출마여부만 알아봤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가 나중에 일부 시인하는 정도였다.
또다른 초점중 하나인 정보근 한보 회장과의 밀착여부에 대해 두 사람의 말은 엇갈렸다. 김씨는 『중국집에서 한 번 만났을 뿐』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박씨는 『내가 아는 한 두 사람이 최소한 세번 이상은 만났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김씨는 재계인사들과 술자리를 함께 했는지에 대해서도 『오해 살 일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씨는 『김씨가 정보근씨 등과 술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걸 봤다』고 증언했었다.
박씨는 또 김씨가 4·11총선출마, 부산시장 서울시장출마를 꿈꾸는 등 정치적으로 야망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총선출마 의사가 있었던 부분만 인정하고 나머지 부분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밖에 서로가 만난 횟수, 메디슨사건 개입문제, 비디오테이프 녹화문제 등 사소한 사실을 놓고서도 두 사람은 대립했다. 다만 김씨는 『박씨가 94년 대전에서 서울로 병원을 옮긴뒤 먼저 박씨를 찾아 갔었다』고 말해 박씨가 자신과 가까운 사이였음은 인정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