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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앞날 ‘여전한 안개’/김현철 청문회­향후 정가 풍향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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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앞날 ‘여전한 안개’/김현철 청문회­향후 정가 풍향계는

입력
1997.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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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처리·경선국면땐 전환 기대/92대선자금 뇌관 남아 예측불허「김현철 청문회」가 정국수습의 중대 분기점이 되리란 전망은 결국 빗나가고 마는 것인가.

25일 김현철씨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거의 모두 부인함으로써 여전히 「김현철 스캔들」을 진행형의 정치·사회적 쟁점으로 남겨 놓았다. 정치권은 결과적으로 한보사태와 김현철 스캔들의 가닥을 잡고 정국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부담을 안게 됐다. 국민들의 시선도 TV청문회를 떠나 검찰의 사법처리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야는 김현철 청문회를 성과없이 끝냄으로써 「한보정국」의 전선에서 무장해제당한 셈이 됐다.

그렇다면 지난한 「한보터널」을 탈출하는 길은 과연 무엇일까.

김현철 스캔들의 책임과 해법의 열쇠는 여권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여권은 국면 쇄신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김현철씨와 그의 측근들에 대한 사법처리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에 대한 사법처리만으로 문제가 완결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 비등한 여론이 완전히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권은 그 때문에도 어떤 형태로든 국면전환을 시도할 것이 틀림없다. 우선은 경선국면으로의 전환이다. 신한국당은 5월초 경선관련 당헌·당규 개정위를 구성해 후보선출 규정 및 대의원수 조정 등 본격적인 대선관리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6월에는 전국위를 소집, 당헌·당규 개정안을 확정하고, 사실상 경선체제 돌입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도 5월19일과 6월24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향해 대선행보를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일정상으로 보면 여야모두 경선채비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정국 분위기 일신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여야 대선예비주자들의 경쟁적 행보쪽으로 여론의 시선이 이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권은 특히 김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가 여권이 취할 수 있는 마지노선의 수습카드라고 인식하고 있다. 만일 김현철씨가 구속될 경우 「그쯤에서 됐다」는 동정적 여론이 일 것으로 기대하면서 국면전환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는 김현철씨의 구속이 문제해결의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가령 김씨의 구속사유가 금전문제와 관련된 것일 경우 이른바 「검은 돈」에 대한 논란이 확대재생산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소위 92년 대선자금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의혹제기도 그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김씨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과거 대선자금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국의 잠복된 뇌관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은 김현철씨에 대한 사법처리를 기점으로 국면전환의 계기를 잡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국은 이런 요인들로 해서 불안정한 항해를 계속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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