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판단… 투자 2∼3년내 집중될듯증시에 「일본 특수」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정부가 일본자금의 국내증시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양국간에 이중과세를 하지 않는 조세협정을 맺지 않더라도 일본 주식투자자에 대해서는 주식양도차익을 비과세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함에 따라 일본자금이 국내증시에 대규모로 유입돼 증시가 기지개를 켜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와 증권감독원 등에 따르면 92년 국내증권시장이 개방되기 시작한 이후 증시에 직간접적으로 투자된 일본자금은 10억달러(약 8,8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이중과세에도 불구하고 노무라증권 등 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이 2월말 현재 915억원을 국내 증시에 직접투자(순매수 기준)하고 있고, 8,000억원에 가까운 나머지 자금은 우리나라와 양도차익비과세협정을 맺고 있는 제3국을 통해 우회투자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개별 협정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얻은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하고 있으나 이러한 협정을 맺지않은 일본 홍콩 대만 투자자들은 양도차익에 대해 이중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
국내증시에 투자된 일본자금이 1조원에 육박하고 이중 대부분이 이중과세를 피해 우회투자된 점으로 볼때, 일본은 국내증시에 「매력」을 느끼고는 있지만 투자를 본격화하는 데는 어려움이 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노무라 니코 다이와 등 투신회사, 미쓰이신탁은행을 비롯한 은행 및 신탁업체, 보험사 등 일본 기관투자가들은 양도차익이 비과세되면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도차익 비과세에 따른 일본자금의 신규투자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과 재일동포자금의 대규모 유입가능성, 일본의 해외증시투자규모 등을 종합분석하면 2조원이상이 유입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증권업계의 한관계자는 『일본의 기관투자가들은 국내 증시의 일부종목들이 아직도 저평가돼있다는 판단을 해왔기 때문에 투자규모는 예상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면서 『비과세시점의 국내경기와 증시상황이 투자규모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증권업계에서는 일본이 증시규모가 우리나라의 2배인 홍콩에 8조원정도를 투자하고 있고, 양도차액이 비과세되고 있는 미국과 영국의 국내증시 투자액이 각각 3조3,827억원과 2조4,464억원에 달하고 있어 일본의 2조원 신규투자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규투자는 양도차익이 비과세된 이후 2∼3년내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정부는 내년부터는 양도차익을 비과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2000년께에는 대부분의 신규투자자금이 증시에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또 투자흐름은 투자안정성을 따져 일본과 관련있는 업체 주식―우량주―일반주식 등의 순이 될 공산이 크다.
이같은 예상대로 2조원이 넘는 일본자금이 유입될 경우 국내증시는 전례가 거의 없는 호재를 맞게 된다. 92년 증권시장 개방이후 국내증시에 투자된 외국자본은 총 11조3,996억원(2월말 현재)인 점을 감안하면 2조원의 신규자금유입은 증시에 큰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동영 기자>김동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