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해보겠다” 단호정근모 전 과학기술처장관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도전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정 전장관이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 지난 22일 카메룬정부의 추천을 받아 후보 등록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외무부는 『정 전장관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불쾌감을 보이고 있으나 정 전장관은 『혼자 힘으로 해보겠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 전장관은 지난해 한스 블릭스 사무총장이 사퇴의사를 밝히자 사무총장에 입후보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우리정부가 당선가능성이 낮다는 이유 등을 들어 후보등록에 반대, 정 전장관은 한때 출마를 포기했다. 지난 3월 실시된 선거에서 6명의 후보중 아무도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하지 못해 당선자가 나오지 않자 정 전장관의 입장이 변하기 시작했다. 정 전장관은 강영훈 대한적십자사총재 등 사회각계원로와 국내 과학계의 지원에 고무돼 2차 선거의 후보등록을 모색해왔다. 그는 결국 「제3국의 추천으로 후보에 등록할 수 있다」는 IAEA의 규정을 활용, 지난 22일 카메룬의 추천으로 후보 등록을 했다. 정 전장관은 미국원자력학회 등 국제원자력학계와 제3세계의 지지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외무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미국, 러시아 등 IAEA의 주요 이사국들은 북한 핵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에서 사무총장이 나오면 IAEA의 공정성이 훼손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당국자는 『현재 주요 이사국들은 이집트의 엘바라데이 IAEA사무차장보를 지지해 대세가 결정된 상태』라며 『정 전장관이 회원국들의 합의분위기에 끼어들 경우, 「이단아」로 취급 받아 한국의 국제적인 위신을 추락시킬 수 있다』고 경고 하고 있다. 더욱이 정전장관이 카메룬의 추천을 받는 과정에서 외무부와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무부는 저간의 사정을 정 전장관에게 전달하면서 자진 후보사퇴를 유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을 방문한뒤 23일 귀국한 정 전장관은 『정부의 의사를 아직 전달받지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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