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란 특별한 곳에만 있지 않다. 발상을 조금만 달리하면 평범하고 흔한 소재에서도 새롭고 유쾌한 웃음은 쏟아진다. 올해 초 유럽 전역을 웃긴 프랑스 코미디 「디디에」(5월3일 개봉예정)가 그렇다.개가 사람으로 변했다. 기발한 상상력은 아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른 동물로 태어나는 일종의 「윤회사상」은 생명이 무한한 인간에겐 희망이다. 「디디에」는 「왜, 어떻게 개가 사람이 됐나」를 그럴듯하게 설명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어느날 하늘에서 알 수 없는 이상한 빛이 내려와 개가 사람으로 변했다.
웃음은 그 일주일간 사람의 모습으로 사는 디디에의 행동에서 나온다. 우리는 흔히 「개가 사람으로 변했다」면 당연히 그는, 단지 환경에 익숙하지 못할 뿐 정상적인 인간이라고 단정한다. 그러나 「디디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인이 해외출장을 떠나는 바람에 그의 친구인 장 피에르(장 피에르 코스타)에게 잠시 맡겨진 애완견 디디에는 몸만 사람이 됐다. 말 한마디 못하고 여전히 개의 본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개같은 인간」 디디에.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곧 웃음이다. 손을 가슴에 붙이고 걷고, 혀를 내밀고 여자 엉덩이만 보면 냄새를 맡고, 주위를 한바뀌 돌고 앉으며 장의 얼굴을 빨아댄다.
그 행동들은 인간인 장, 장의 애인 아나벨과 어울려 그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엉뚱한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만, 결국 아름다운 우정을 만들어 낸다. 자신이 뽑은 축구선수들의 부상으로 곤경에 처한 스카우트 장은 디디에가 공을 잘 다루는 것을 발견하고 구단주에게 리투아니아 출신의 선수라고 속여 경기에 출장시킨다. 오직 장의 말만 듣는 그는 실수로 관중과 팀을 울리고 웃기다 마지막엔 멋진 헤딩 슛을 날린다. 그 바로 직전 자신이 다시 개로 변한줄도 모르고.
소설같은 얘기와 웃음속에 감춰진 날카로운 메시지인 「세상에는 개보다 못한 인간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1인 3역(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알랭 샤베의 풍부한 표정과 능청스런 연기가 정말 절묘하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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