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메모’ 진위에 촉각미국은 황장엽씨의 「북한 핵무장론」에 대한 검증작업에 비상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빌 클린턴행정부는 황씨가 이른바 「조선메모」를 통해 『북한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계획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과 일본을 핵무기와 화학무기로 쑥밭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데 대해 공식적으로는 「노 코멘트」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북한이 (과거) 최소한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보인다』는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황씨를 통해 북한의 핵무장 여부를 확인하려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국방부는 21일 황장엽이 썼다는 메모의 진위여부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한국정부를 통해 이 메모를 입수했음을 간접 시인했다.
케네스 베이컨 국방부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황장엽의 조사에 관한한 한국정부와 긴밀한 정보공조체제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황장엽은 최근 망명한 북한의 인사중 최고위급 인사』라며 『때문에 황장엽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정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황씨의 말에 그만큼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은 그러나 황씨 메모의 신빙성에 대해 적지 않은 의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의 한 관리가 『황장엽의 진술이 어느 정도 사실인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미국정부가 그를 직접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관리는 『북한이 전쟁도발의 위협이 될만한 충분한 군사력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떠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밝혀 황장엽이 말한 「남침계획」에 의구심을 표시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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