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의원은 저질성 질문 빈축정태수 총회장 차남 원근씨와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23일의 국회 한보청문회는 증인들과 김현철씨와의 관계, 각종 특혜 및 이권개입 의혹에 관해 집중추궁됐으나 증인들의 일관된 부인 답변으로 맥빠진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첫 증인으로 출석한 정원근씨는 한보의 정·관계 로비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시종 차분한 어조로 답변했다.
정씨는 우선 현철씨와의 만남에 대해 『고대 모임을 갖는다고해서 갔더니 현철씨가 있었다』고 밝힌뒤 『95년 봄과 가을, 그리고 올해 1월11일 친구 결혼식장에서 만났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정씨는 또 『보통 고대모임은 많을 때는 10명, 적을때는 5-6명정도 나오고, 모이는 장소는 식당이지만 나중에 술집으로 가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현철씨와는 95년봄 강남 르네상스호텔 건너편의 룸살롱에 함께 간 것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2차 술자리의 술값에 대해 『대략 100만원 정도였다』고 말해 박경식 G클리닉 원장이 언급한 「1,000만원 술자리」와는 다른 답변이었다.
정씨는 이어 동생인 보근씨와 현철씨의 관계에 대해 보근이와 현철씨가 만났다는 사실도 1년이 지난 뒤에나 알게됐다』면서 『내가 두사람을 소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차장에 대한 신문에서 일부 의원들은 핵심을 벗어난 내용을 따지거나 수준이하의 저질성 질문을 서슴지 않아 빈축을 샀다.
박태중씨에 대한 전날 신문에서 원색적 용어로 사생활을 캐물어 비난을 받았던 김경재(국민회의) 의원은 김 전차장의 국정개입 의혹보다는 『서울대 부근 1만여평의 토지를 둘러싼 아남그룹의 소유권 분쟁에 개입했느냐』며 신문시간의 상당부분을 특정회사문제에 할애했다.
또 질의때마다 현철씨의 사생활 관련 질의를 주로 해왔던 이인구(자민련) 의원도 핵심을 제쳐둔채 시중의 설을 확인해줄 것을 주로 요구했다.
이의원은 『중요인사의 여자관계나 사생활 루머를 담은 동향보고서를 작성, 보고한 적이 있느냐』 『현철씨의 채홍사 역할까지 한 것이 사실이냐』며 『모호텔에서 방 세개를 잡아놓고 여자들과 술을 먹고 자기도 했다는데…』라고 추궁했다.
그러자 김 전차장은 『채홍사가 무슨 뜻이냐. 모욕적인 발언을 삼가라』고 화를 낸뒤 『나는 안면근육 이상증세 등으로 인해 전혀 술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반박했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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