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ippine Daily Inquirer 4월22일자황장엽씨가 한달간의 체류 끝에 무사히 망명에 성공했다. 마닐라에서 서울까지 단 3시간의 비행이었지만 황씨의 서울행은 첩보소설을 연상케 할만큼 철저한 보안속에서 진행됐다.
황씨의 출발은 필리핀 군정보국 책임자인 벤하민 리바르네스 준장과 에어 필리핀 회장인 로돌포 에스트렐라도, 항공국 본부장인 카를로스 타네가만이 알고 있었다. 황씨의 안전을 책임졌던 리바르네스 준장은 『북한의 보복행동을 막기위해 극도의 보안이 필요했으며 황씨의 거동이 필리핀 언론에 거론되는 것도 조심했다』고 말했다.
황씨와 그의 측근 김덕홍은 3월18일 클라크 공항 도착직후 헬기로 바기오시 로아칸 공항으로 이동했으며 전 미군시설이었던 라 유니온주의 포로 포인트에서 잠시 체류한후 누에바 에시하주의 포트 막사이사이에서 4주간 머물렀다. 황씨 일행은 원래 카카얀주 투메가라오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19일 하오 갑자기 빌라모르 공군기지로 변경했다. 황씨의 서울행은 출발 3시간 전까지 조종사 승무원들에게도 비밀로 하였고 20일 새벽 4시에야 알려졌다.
비행도중 황씨는 침착하게 필리핀 신문을 읽었고 자신에 관한 기사를 보며 웃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도착 직전에는 수십일 간에 걸친 망명이 마침내 성공하는 것에 감격하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황씨가 탄 특별기가 한국 영공에 이르자 예고도 없이 F16 전투기 8대가 접근했고 놀란 조종사는 컴퓨터 충돌방지시스템을 통해 전투기에 경고했다. 특별기는 황씨 일행을 호위하기 위한 한국 전투기임을 확인하기 전까지 비행고도를 1,000피트나 상승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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