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앞에 지은 죄 씻고 충성맹세 합니다”/방명록에 서명한후 숙연한 표정 헌화·묵념/“북서 현충문 폭파” 설명에 “그러고도 남을 것”황장엽씨는 김덕홍씨와 함께 23일 상오 6시20분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황씨는 이곳에서 『민족 앞에 지은 죄를 씻고 충성을 바칠 것을 맹세한다』는 「충성의 맹세」를 했다.
황씨는 국립묘지 관계자들에게서 『이곳에는 무명용사부터 전직 대통령까지 10만여명의 위패가 봉안돼 있고 5천여명의 영령이 잠들어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 숙연한 표정으로 헌화, 분향, 경례, 묵념을 했다.
황씨는 특히 70년 6월 현충문을 북한 공작원들이 폭파, 복원했다는 설명을 듣고 『북한은 그렇게 하고도 남는다. 60년대 서울침투(68년 1월21일 청와대 기습)나 최근 잠수함침투 사건들이 다 그런 것 아니냐. 북한은 일을 저질러 놓고도 절대 시인하지 않고 덮어씌우는 억지를 부린다』고 말했다.
황씨는 국립묘지로 가던 도중 『시내가 잘 꾸며져 있고 도로주변 꽃과 나무들도 예쁘게 단장돼 있다』, 국립묘지의 현충원(전국립묘지 관리소)에 가서는 『경관이 참 좋고 건물을 옛날식으로 잘 지어놓았다』고 감탄했다. 그는 『이른 아침인데도 차량이 많다. 부산까지 갔다 오는데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은 뒤 차가 안막힐 경우 고속도로로 5시간 정도면 부산에 갈 수 있다는 대답에 『아침에 가면 저녁에 돌아올 수 있겠다』고 가볍게 맞장구를 쳤다.
황씨는 방명록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한 생을 바친 애국렬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하며 명복을 빕니다. 그뜻을 따라 배우며 민족 앞에 지은 죄를 씻고서 충성을 바칠 것을 맹세합니다』라고 쓴 뒤 서명했다.
서울생활 4일째를 맞은 황씨는 시력검사를 해 맞춘 안경과 돋보기를 전해 받고는 『(안경이) 가볍고 튼튼해서 좋다』고 만족해 했으며 안가 관계자들이 세계문학전집과 전래동화전집 등 책들을 들여보내 주자 『북에 있는 서재에 책이 가득했다』며 책장도 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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