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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씨 작년 8월 작성 ‘조선문제’ 논문<요약>: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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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씨 작년 8월 작성 ‘조선문제’ 논문<요약>:Ⅱ

입력
1997.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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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군·치안 강화를남측이 북측을 이기고 통일하는 기본방법은 북측을 약화시키고 남측을 강화하는 것이다. 남측은 지금 경제적으로는 우세하지만 군사적인 면에서와 정치적 조직의 면에서는 뒤떨어지고 있다. 지금 남측은 빨리 북측의 침공을 억제할 수 있도록 군사력을 강화하고 내부치안을 철저히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북의 침략이 성공하는 날이면 남조선경제는 여지없이 피괴되고 자본가나 로동자나 할 것없이 다 비참한 처지를 면할 수 없다. 그런데 파업이나 학생시위를 한다는 것은 완전히 정신빠진자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파업을 하지 않도록 설복하고 시위를 하지 않도록 교양할 책임은 정치인들에게 있으며 정치인들과 기업가들은 긴밀히 협조하여야 할 것이다.

북측이 잘못된 길을 걷고 그것을 고치려고 하지 않는 조건에서 조국통일의 주체는 남측이 담당해야 한다. 남측을 정치 경제 문화 군사적으로 더욱 강화하는 것이 조국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평화적 통일의 기본전략은 북측의 전쟁능력을 약화시키는 한편 남측의 전쟁억제능력을 강화하고 북측을 경제적으로 남측에 예속되게 하는 것이다.

북의 실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대화의 방법이야말로 평화통일의 기본방법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북측은 오직 무력통일을 확고부동한 방침으로 견지하고 있으며 대화는 다만 남측을 고립시키고 평화통일 간판밑에 무력침공을 준비하는 정체를 가리우기 위한 술책으로만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화는 상대방을 고립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리용하는데는 필요하여도 실제 통일을 이룩하는데는 아무 소용도 없다. 또 대화를 통해 남측이 북측을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도 문제이다. 정치적대화와 정치적 조직사업에서 북측은 자유주의가 농후한 남측보다 더 발전되어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경제우위가 무기

남측은 북측이 개혁개방에로 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을 평화통일의 중요전략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 같다. 북측이 지금 개혁개방으로 나가면 오히려 큰 우환거리로 될 수 있다.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나가는 것이 대만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쿠바의 카스트로식으로 개혁개방을 하면 북의 경제가 급속히 회복되고 인민생활도 정상화되어 정치적 지반이 공고화되고 군사력도 강화될 수 있다. 북은 동부독일과 같은 문화수준을 가지고 있지 못하며 근로자들을 오래동안 독재의 틀에 넣어 굳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에 자유의 바람이 들어가기 힘들다. 이런 형편에서 남측은 북이 개혁개방으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보다는 지금과 같은 쇄국과 독재고립의 길을 계속 나가도록 추동할 필요가 있다. 북측의 경제가 파괴된 중요한 원인의 하나는 군국주의에 매달려 경제를 희생시켜 국방력강화에 지나치게 힘을 탕진한데 있는 것인 만큼 북측 경제를 계속 약화시키고 그 결과 전쟁능력도 약화시키도록 하기위하여서는 북측이 군국주의로선을 견지하도록 부추겨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북측을 망하게 만드는 원인은 북측체제 자체에 존재한다. 극단한 개인독재와 쇄국정책 군국주의를 고무하여주는 것은 북측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약점을 더욱 강화하여 그 체제를 빨리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할 것이다. 북측은 지금 라진―선봉 지구에 자유무역경제지대를 내놓고 외국투자를 끌여들이려고 애쓰지만 여기에 투자하여 북측경제의 자립성을 강화하고 군수공업발전에 도움을 주게하는 것은 평화통일전략에 배치된다.

남측의 결정적인 우점은 경제적 우월성이다. 그러므로 평화통일전략에서는 경제적우월성에 의거하여 북측을 경제적으로 더욱 고립시키고 예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구식민주의시기에는 종주국이 식민지를 군사적으로 강점하고 총독정치를 실시하였지만 신식민주의에서는 식민지나라들에 정치적독립을 주고 경제적으로 예속시키는 교묘한 방법을 쓰고 있다. 남측은 북을 경제적으로 예속시키기위하여 식량을 비롯하여 소비품을 원조로 주고 중공업발전에 필요한 전략물자공급을 지지시키도록 하는 필요하다. 이렇게 하면 북측인민에게 남측경제발전에 대해 옳바른 인식을 줄 뿐 아니라 남측의 동포애적 원조를 통해 북측인민들의 마음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북측의 경제적 자립성과 군수공업을 약화시키기 위한 경제봉쇄정책을 계속 실시하는 동시에 북측인민을 구원하기 위한 식량원조와 의약품을 비롯한 간절한 생활필수품 원조를 주는 것이 여러모로 보다 좋을 것이다. 당분간 북측의 농업을 추겨세우는 일은 힘들 것이며 매년 100만∼200만톤의 량곡이 부족할 것이다. 최소한 100만톤의 원조는 있어야 굶어죽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북측의 농업개혁을 지연시키고 남측에 대한 식량의존도를 높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김정일 변덕·질투

남측의 애국자들이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북측의 정체를 똑바로 인식하고 옳바른 전략전술을 써야 할 것이다. 북측은 철저한 개인독재체제이기 때문에 집권자의 성격과 능력이 지배체제운영에서 결정적 의의를 가진다. 북측집권자는 왕성한 정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의 리익을 옹호하려는 견결한 의욕을 가지고 있다. 정치적 감각과 예술적 감각이 예민하며 머리가 빨리돈다. 아무런 통제도 받지않고 처음부터 떠받들려왔기 때문에 고생을 모르다보니 참을성이 없으며 과격한 성격인데다가 매우 변덕스럽고 질투심이 강하다. 그는 국가와 군대 당과 인민을 자기의 개인소유물로 간주하면서 절대복종과 절대충성을 요구한다. 그가 봉건전제주의의 신봉자라는 것은 정권을 세습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여기며 「광명성」으로 탄생할 때부터 결정된 것 처럼 선전하는 것 하나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는 자기를 위대한 사상리론가,위대한 정치가, 천재적군사전략가, 위대한 예술가로 내세우는 것을 서슴치않으며 오직 자기 한사람을 절대적으로 숭배할 것을 요구한다. 그의 질투심은 병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자기 부하에 대하여서도 질투를 하며 력사적 인물에 대해서도 깎아내리는 것을 좋아하며 다른 나라 지도자들을 비방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당과 군대를 자기의 것으로 생각하고 경제는 돌보지않고 정무원이 책임지게 하여놓았지만 당의 경리 군대경리 기타독립기관의 경리에 대하여서는 정무원이 아무런 권한도 못가진다. 그런데 경제가 파산된 것은 다 정무원이 무능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집권자는 그 성격으로보나 또 그가 오래동안 력사의 흐름을 역행하여 축적하여 놓은 행적으로보나 되돌아설 가능성에 대하여 기대를 걸기 어렵게 되여있다. 그에게는 우리민족을 파멸시킬 수 있는 무력이 있다. 그는 지금 자기 수중에 있는 무력을 동원하여 우리 민족력사상 최대의 비극을 연출하고 천추에 악명을 남길것인가 굴복할 것인가하는 기로에 서있다.

이 문제를 놓고 우리는 거진 매일과 같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았으나 북측집권자로부터 자기를 부정하는 반성을 기대하는 것은 허황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민족의 운명과 관련한 이중대사를 놓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닥쳐오는 자기민족의 비극을 내다보면서 그것을 자기민족에게 깨우쳐주지않는다면 자기 생명의 모체인 민족을 반역하는 것으로 된다. 북측 인민에게는 알릴 길이 없으며 알려도 소용이 없다. 남측인민들과 해외동포들에게 알릴 길도 막연하며 또 우리의 이 위험신호를 얼마나 믿고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게 되겠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엄중한 사실을 겨레에게 알리기위하여 최선을 다 할 것을 요구하는 량심에 복종할 수 밖에 다른 길은 없는 것이다. 1996년 8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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