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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의 해를 준비하며/남인기(이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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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상의 해를 준비하며/남인기(이렇게 생각한다)

입력
1997.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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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부는 내년(98년)을 「사진·영상의 해」로 정했다. 91년 「연극영화의 해」를 시작으로 춤, 책, 국악, 미술, 문학, 문화유산의 해에 이어 8번째 선정된 역점사업이다.정부가 「사진·영상의 해」를 지정한 데는 세가지 배경이 있다. 먼저 사진분야가 대중적인 문화예술분야임에도 일반인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정책적인 지원면에서 다소 소외되어 왔으며 예술적 수준에서도 외국에 비해 매우 낙후해있어 적극적인 육성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진은 120여년전 일본을 통해 도입됐다. 60년대 이전만해도 카메라 하나를 마련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으나 지금은 초등학생까지도 카메라를 갖고있다. 심지어 집집마다 캠코더를 두고 각종 기념일이나 일상생활 모습을 담는다. 이제는 사진과 영상물을 찍고 즐기는 일이 대중화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대학과 전문대에서 배출되는 사진관계 인력만 한해 2,000명이 넘는다고 하며 날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또 현대의 사진영상은 첨단기술과 결합되면서 인쇄광고, 미디어 ,영상산업 등과 광범위한 연계성을 갖고 있다. 특히 영화, TV, 비디오아트, 홀로그램, 컴퓨터에 의한 디지털사진 등으로 그 영역이 점차 확장되고 있는 분야이다.

사진과 영상을 매체로 제작한 실험적인 예술작품도 늘고 있다. 흑백사진을 베낌으로써 새로운 이미지를 표현하거나 설치미술의 일부로 활용하기도 한다. 사진이 현대미술에서 첨단매체로 자리잡은 것이다.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미술가 백남준씨야 말로 사진과 영상매체를 통해 대가로 성공한 작가이다. 필자가 92년 주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문화관으로 재직하던 때 로마시 「리퍼블릭 궁정전시관」에서 백씨의 60회 생일축하를 겸한 「백남준 비디오아트」전이 개최됐다. 유서깊은 고대문화가 숨쉬는 장소에서 현대미술품이 전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더욱이 개막일에는 저명한 상하원의원, 로마시장, 문화예술시장 등도 참석, 첨단영상으로 한국의 전통정신을 표현한 작품을 감상하며 놀라워했다. 또 각 신문방송에서는 연일 이 작품을 두고 불후의 걸작이라고 격찬했다. 내년을 사진·영상의 해로 정하면서 국내작가들에게서 제2, 제3의 백남준과 같은 작가가 출현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내년 「사진·영상의 해」는 특정인들의 잔치로만 끝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해당분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많은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즐기고 배우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보람있고 알찬 사진·영상의 해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바란다.<문화체육부 문화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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