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97개 협회(국가로는 193개국)를 관장하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매달 각국의 축구실력을 평가하는 세계랭킹을 발표한다. 이는 성인 대표팀만을 대상으로 월드컵 예·본선을 비롯하여 각지역 대회, 국가간의 친선경기 성적 등을 점수로 환산하여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최근 발표된 FIFA 랭킹을 보면 1위(브라질)부터 15위(포르투갈)까지 세계강호들이 망라돼 있어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16위 일본, 17위 스웨덴, 18위 노르웨이, 19위 아르헨티나」대목에 이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스웨덴은 94년 미국월드컵에서 4강에 진입한 북구의 전통강호. 아르헨티나는 축구천재 디에고 마라도나를 앞세워 86년 멕시코월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준우승했다. 세계축구의 양대산맥인 남미축구를 브라질과 함께 이끄는 쌍두마차다. 따라서 스웨덴, 아르헨티나축구가 일본보다 강하다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그런데 FIFA랭킹상 이들은 일본보다 한수 아래다.
아시아의 양강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한국은 각각 27, 34위에 랭크, 자존심을 건드린다. 하지만 일본보다 월등한 벨기에(39위) 카메룬(62위) 나이지리아(71위) 이라크(85위)의 순위에 이르면 FIFA랭킹의 허구를 읽게돼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한다.
FIFA는 랭킹을 정하기 위해 나름대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포인트시스템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정도 경기를 치르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근본적인 맹점이 있다. 일본이 아르헨티나보다 높게 랭크된 것도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축구강국을 지속적으로 불러들여 친선경기를 치른 덕분이다.
특히 2002년 월드컵유치를 위해 한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94, 95년 수십차례의 대표팀 초청경기를 집중적으로 가져 95년 7월 36위에 랭크, 한국(39위)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다.
올해는 98프랑스월드컵 예선전이 열린다. 랭킹을 억지로 무시할 수 있지만 실전에서 한국축구의 우위를 명백히 확인할 수 있기를 성급하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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