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닷지 바이퍼’/벤츠 ‘SLK’ 포르셰 ‘복스터’ 등/세계 스포츠카 한자리에「97서울모터쇼」는 외국자동차 업체들이 한국인들의 눈을 사로잡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외국차 업체들은 할인판매, 광고비 30% 증가 등 올해들어 펼치는 공격적인 판매전략과 함께 이번 모터쇼를 국내 소비자 확보를 위한 징검다리로 삼을 자세이다.
95년 열린 서울모터쇼에는 4개국 11개 완성차 업체가 참가한데 비해 올해는 독일의 오펠, 영국의 롤스로이스와 티렐, 이탈리아의 페라리 등이 더해져 모두 6개국 19개사로 늘었다. 업체들은 주로 스포츠용 차를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올해 초 미국서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비롯한 국제 모터쇼에 출품된 차량이 스포츠카나 다목적 차 위주였던 모습을 그대로 반영했다. 세계 완성차 업계가 출퇴근과 주말·휴가 레저용으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차 개발에 중점을 두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관심을 끄는 차는 크라이슬러가 슈퍼카로 내놓은 「닷지 바이퍼」. 닷지 바이퍼는 속도와 힘을 앞세운 2인승 스포츠 쿠페로 10기통 엔진에 배기량 8,000㏄, 수동 5단기어로 최고시속 325㎞ 최대출력 450마력이다. 「독사」라는 이름에 걸맞게 날렵한 외형에다 최소의 장비를 갖춰 스피드마니아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벤츠의 「SLK」는 이런 추세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스포츠카. 차 전체 길이가 4m에 못 미치는 소형인데다 간결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20여초 만에 윗덮개가 벗겨져 지붕과 뒷창이 자동으로 트렁크에 들어가게 된다.
93년에 컨셉트카로 선보인 뒤 올해 양산된 포르셰의 「복스터」도 유연하면서 날렵한 멋을 살린 스포츠카이다. 엔진은 수냉식 6기통 2.4ℓDOHC 204마력이다. 출발해서 100㎞로 속력을 올리는데 6.9초가 걸린다.
시트로앵이 내놓은 컨셉트카 「자나에」는 넓은 실내공간에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개방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승용차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실내를 원박스로 이용할 수 있다.
볼보는 묵직함에 중점을 두면서 활동성을 살린 C70을 선보인다. 직렬 5기통에 2.6ℓDOHC 터보엔진을 얹었다. 오펠의 「막스」는 대우의 티코보다 작은 2.97m크기의 미래형 시티카를 내놓았다. 3기통 973㏄ 50마력 엔진을 갖춘 막스는 미니카지만 내비게이션 시스템 무선전화기 등 고급장비를 얹어 95년 제네바 모터쇼에 처음 공개될 때부터 도시형 컨셉트카의 모범이라는 평을 얻었다.
고급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알려진 페라리가 간판으로 내놓은 차는 「F355 베를리네타」. ℓ당 출력이 자연흡기 엔진중 최고인 109마력인데다 최고시속 296㎞, 100㎞ 가속에 4.7초가 걸리는 쾌속을 강조한 차이다.<김범수 기자>김범수>
◎다목적차 몰려온다/대우 ‘타쿠마’ 기아 ‘KMXⅣ’ 등/출퇴근·레저 겸용 MPV 선보여
「MPV를 주목하라」
출퇴근은 물론 주말과 휴가기간의 레저활동에 폭 넓게 활용할 수 있는 MPV(다목적차량)가 97서울모터쇼에 대거 등장, 국내 자동차시장에도 MPV시대의 본격 개막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미니밴 왜건 지프 등의 MPV이 일반 승용차에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MPV은 그만큼 쓰임새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아직은 MPV보급이 초보단계이긴 하지만, 소득증가에 따른 여가활동이 증가하고 안전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MPV의 인기가 차츰 높아가고 있다. MPV는 91∼96년 연평균 판매증가율이 40%를 넘어서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 서울모터쇼에서도 국내외 업체들이 생산을 계획하고 있거나 양산중인 다목적차량을 앞다투어 내놓아 카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자동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99년부터 시판예정인 MPV의 컨셉트모델인 「타쿠마」를 전시한다. 이 모델은 전기장치로 좌석을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공간활용이 자유로운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아자동차도 21세기형 MPV의 컨셉트모델인 「KMX―IV」를 선보인다. 6∼7인승인 이 모델도 앞좌석의 천정을 유리로 처리하고 뒷좌석천정에도 선루프를 4곳이나 만들어 개방적이고 시원한 감각을 불어넣었다. 아시아자동차가 내놓는 배기량 1,300㏄의 소형 MPV의 컨셉트모델도 눈길을 끈다. 아시아측은 소형차이면서도 운전석이 일반승용차보다 높아 시계가 넓을 뿐아니라 5명이 탈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외국업체로는 크라이슬러가 첨단 짚으로 97년형 랭글러4.0를 내놓았고 벤츠도 새로운 왜건을 출품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인터뷰/홍성래 전시사무국장/“명실상부한 국제모터쇼 첫발”
『95년 서울모터쇼가 실제로는 국내 전시회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제서야 제대로 첫발을 내딛은 셈이죠』
서울모터쇼 준비의 실무책임을 맡은 홍성래(55) 전시사무국장은 50여 직원과 거의 매일 밤을 지새다시피 하고 있지만 행사가 끝나는 순간까지는 피로감을 느낄 여유도 없다. 70여만명이 관람했던 95년 서울모터쇼에서도 질서문란이 최대 흠집으로 지적됐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그로서는 8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관람객들을 맞을 생각에 걱정이 태산같다.
홍국장은 『노하우가 어느정도 쌓였고 준비가 철저했던만큼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본다』며 『하지만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관람객들의 협조가 절대적임은 말할 것도 없다』고 당부를 거듭했다.
홍국장은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인 우리나라가 이제서야 국제규모의 모터쇼를 열게 된 것은 늦어도 한참 늦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국제규모 대회답게 3만명의 해외 바이어들과 700명을 넘는 외국 언론인들이 찾아올 것으로 보여 한국자동차의 진가를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 홍국장의 기대이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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