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과 성장가능성을 담보로 영세한 규모의 업체를 적극 지원해주는 「벤처기업 인큐베이터」가 늘고 있다. 서울 강남 교대역 인근에 위치한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여기에는 제2의 빌 게이츠를 꿈꾸는 20, 30대 젊은이들로 북적댄다. 21개사 사장 가운데 20대가 절반을 넘는다.풀바람시스템 대표 김지호(26)씨 등 한국과학기술원(KAIST)출신도 대거 포진해 있다.
(주)조이맥스 직원 5명은 캐나다에서 공부하던 유학생들이다. 유명한 닌텐도게임스쿨출신으로 국내에 창업지원프로그램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말 귀국, 게임전문 벤처기업을 만들었다. 아직은 걸음마단계지만 세계 게임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일본 기업들조차 주목할 만큼 탄탄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파이널오딧세이」란 온라인게임으로 일본기업과 정면승부를 해보는 것이 조이맥스의 꿈이다.
전찬웅(31) 사장은 『미국시장을 목표로 뛰면서 게임시장을 일본의 독무대로 결코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자신감 넘치는 사업포부를 야무지게 펴보였다. 벤처기업 인큐베이터속의 사람들에게는 밤과 낮이 따로없고 회사와 집도 구별이 안된다. 지원센터에서 마련해놓은 수면실이 유일한 휴식처일 정도이다.
지원센터 유병배(49) 소장은 『숙식을 연구실에서 해결할 정도로 열심히 일해 수출상담이 진척된 업체도 상당수된다』며 『진지한 연구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술력있는 젊은이들에게 대기업의 야망과 꿈을 안겨주는 벤처기업 인큐베이터에서는 활력이 넘친다. 구로공단의 생산기술연구원도 인큐베이터중의 하나. 임대료가 무료에 가깝고, 연구비와 각종 최첨단장비를 지원해주고 있어 기술력만을 믿는 벤처기업가들에게는 요람이자 꿈의 산실인 셈이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주)포텐셜광전자는 보안장비인 광네트워크경비시스템을 개발, 전자경비시스템시장의 「무서운 아이」로 급부상하고 있다.
서울 구의동에 정통부산하기관으로 만들어진 창업보육센터에는 그룹웨어를 개발하는 (주)미래로, 가상현실게임을 제작하는 아이투 등 12개 업체가 새벽까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구로공단에 있는 통산부산하 생산기술연구원에도 32개 업체가 벤처기업의 「싹」키워가고 있다. 아직은 입주업체가 6개사에 불과하고 대부분 대학에 입주해 있다.
지니텍(반도체장비) 블루웨이브커뮤니케이션(인터넷네트워크통합) 등 10여개 업체가 충남대 숭실대 영남대 경북대 등 9개 대학에 포진해 있다.
생산기술연구원의 최용주 창업지원실장은 『아웃소싱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아예 대학내에 입주시켜 온라인창업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덕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창업지원센터도 대표적인 벤처 인큐베이터. 머드게임의 대표주자 마리텔레콤을 비롯해 다림시스템(데이터시뮬레이터) 효원정보시스템(화상회의시스템) 등 이곳에서 창업에 성공한 기업은 20여개.
현재 인터시스(과학기술용 소프트웨어) 쎄트리연구소(반도체설계) 등 10여개 꿈나무업체들이 웅비의 나래를 펴고 있다.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도 아펙스(반도체장비) 하이퍼정보(전송장치) 등 탄탄한 기반을 다진 14개사가 성장을 다짐하고 있다.
대학들도 유망 벤처기업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대 공대 제어시스템은 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를 개발한 건인을 비롯해 기인시스템, 우리기술 등 10여개사를 배출, 학계의 벤처 인큐베이터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창업후 새로운 기술개발에 도전하는 영세기업을 대상으로 한 체력단련형 「인큐베이터」도 인기다. 통산부산하 한국전자부품연구소에는 서두로직, 한국단자공업 등 19개사가 제2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정통부 김호 정보통신진흥과장은 『오는 6월 부산에 이어 대전 대구 광주 등에 소프트웨어지원센터를 설립, 벤처기업을 전국적으로 발굴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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