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이냐, 귀순이냐, 전향이냐.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도대체 뭐냐. 제2의 이수근이란 말이냐』황장엽씨 망명을 놓고 21일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권이 그의 입국에 대한 정확한 성격규명부터 해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야권이 황씨에 대해 갖는 의혹의 눈길은 그의 입국이래 줄곧 「황비서 망명」이란 표현 대신 「황씨 입국」이란 표현을 사용한 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날 김대중 총재 주재로 열린 간부회의에서 『일단은 입국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입국의 성격이 모호해 문제가 있다』고 「시비」를 걸고 나왔다. 국민회의는 『우리당은 외형상 전향이라고 본다』며 『황씨는 주체사상 확립에 참여한 책임있는 사상가로서 자신의 전향경위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야한다』고 결의했다. 한 관계자는 『남도 북도 자신의 조국이 아니라는 입장에서 앞으로 남북관계에 대해 무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날 상오 열린 자민련 간부회의도 이 문제가 논의됐다. 정석모 부총재는 『황씨의 입국동기가 모호하다. 마치 60년대 말 위장망명했던 간첩 이수근사건을 연상케한다』고 지적했다. 박철언 부총재는 자신과 미국쪽의 일부 시각임을 들어 『황씨는 앞으로 골치 아픈 일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김용환 사무총장도 『황씨를 마치 김구 선생처럼 보는 시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택수 대변인은 『그가 베이징 북한대사관에서 제지나 수행원도 전혀없이 한국대사관으로 온 것 자체가 의문』이라며 정확한 성격규명을 촉구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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