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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리코/복사기 기술개발 산역사(중견기업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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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리코/복사기 기술개발 산역사(중견기업 탐구)

입력
1997.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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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인증서만 100여개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사무자동화(OA)기기 전문생산업체 (주)신도리코의 기술연구소에는 다른 회사에선 볼 수 없는 색다른 공간이 하나 있다. 92년에 지어진 연구소 지하 1층의 이른바 「특허복도」. 이 복도 벽에는 복사기 팩시밀리 등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신도리코가 외국의 특허청에서 받은 기술인증서 품질증명서와 국산신기술인증마크 획득증서 등이 100여개 줄줄이 붙어있다.

특허를 많이 따낸 엔지니어는 장인이란 이름을 붙여 사진과 성과도 소개했다. 신도리코의 기술력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리이자 지난해부터 「기술이 큰 기업」을 강조하며 내놓은 기업광고에 이용되어 여러 사람에게 낯익은 장소이다.

(주)신도교역으로 출발하여 1969년 일본에서 손꼽히는 OA기기 생산업체인 리코와 합작, (주)신도리코로 이름을 바꾸면서 이 회사가 걸어온 과정은 기술개발의 역사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75년 보통용지 전자복사기를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복사기의 심장이라 불리는 드럼과 건식토너, 송수신 분리형 팩시밀리 등을 모두 국내 최초로 만들어냈다. 94년에는 잼프리(종이걸림을 자동으로 제거하는 기능)복사기를 세계에서 처음 생산했고 지난해 7월에는 팩시밀리와 컬러프린터를 겸하는 복합기기를 개발했다.

이같은 기술개발은 판매량 증가로 바로 이어진다. 매년 20%의 매출성장을 보이는 신도리코는 자체 개발한 복사기 「스왈로Ⅱ」(개발명) 20만대를 일본 리코사의 전세계 판매망을 통해 2년동안 일본 미국 유럽 등에 판매하기로 이달초 계약했다. 신도리코가 개발한 또다른 신형 복사기 「프루버」 36만대도 리코를 통해 2, 3년 동안 전세계에 판매할 예정이다. 두 건의 계약은 모두 4억5,000만달러 물량. 지난해 신도리코가 국내에서 판매한 복사기는 4만3,000여대. 전체 복사기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수출한 복사기와 팩시밀리는 48개국 861억원어치에 이른다. 올해는 수출 1,050억원 매출 3,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개성출신인 창업주 우상기 회장의 뒤를 이어 회사를 맡은 우석형(42) 사장의 경영방침은 『기술만이 살 길』이다. 지금까지 경기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매년 20%정도의 매출성장으로 탄탄하게 회사를 꾸릴 수 있었던 비결도 「충분한 연구인력의 확보와 기술개발」에 있었다고 우사장은 말했다. 견실한 회사운영은 신도리코의 부채비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증권감독원이 금융업을 제외한 상장사의 부채비율을 조사해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신도리코는 부채비율 26.1%로 총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회사로 나타났다.

우사장은 『올해 사무기기시장 성장률이 10%에 그쳐 모든 업체들이 방어적인 경영전략을 세웠지만 차세대 복사기 시장을 주도할 디지털 복사기 등 신제품개발과 영업강화로 불황을 이겨 나가겠다』고 말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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